[3세 총수시대] 김동관 이사 선임건 빠져..."승계 속도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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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호 기자
입력 2021-03-0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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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너지·유통·우주·항공으로 경영보폭 확대

  • 에이치솔루션 통해 한화 지배력 확대 전망

김승연 한화 회장(사진 왼쪽)과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오른쪽) [사진=한화그룹 제공]

[데일리동방]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배임 집행유예 판결로 집행유예를 받은 2014년 2월 이후 7년만이다. 김 회장이 복귀하면서 후계 구도에 대한 관심도 크다. 한화 핵심 사업 부문을 이끌어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으로의 승계 작업이 구체화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취업제한이 해제된 김승연 회장은 (주)한화, 한화솔루션, 한화건설의 미등기 임원으로 복귀했다. 다만 법적 지위가 있는 대표, 등기이사에는 오르지 않는다. 

미등기 임원 복귀에 대한 한화의 공식 답변은 "각 계열사가 이사회를 중심으로 자율·책임경영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결과"라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결정은 경영 전면에 포진해 있는 김 회장의 자녀들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 장남 김동관 사장은 한화솔루션 대표를 맡고 있고, 차남 김동원 전무는 한화생명에서 디지털금융 플랫폼을 담당하고 있다. 삼남 김동선 상무는 한화에너지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김 회장 복귀 후 3형제의 경영을 직접 챙기는 '경영 수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가장 주목되는 행보는 장남 김동관 사장의 3세 경영, 그리고 그룹 총수 자리 승계다. 김 회장의 부재속에서 김 사장은 그룹 핵심 계열사 한화솔루션 대표 자리에 앉았다. 그룹에서는 한화솔루션에 한화케미칼, 한화큐셀, 한화첨단소재 등 한화 미래 사업을 한 데 담아줬다. 한화가 100% 지분을 보유한 한화도시개발, 한화갤러리아도 합병 예정이다.

김 사장은 이달 주총을 거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등기임원도 맡게 된다. 이로써 김 사장의 경영 영역은 친환경, 항공·우주산업, 태양광, 소재, 유통 등 한화그룹 전반을 아우르게 된다.

이에 재계에서는 김 회장이 그룹 내 주요 사업을 김동관 사장에게 집중하고, 힘을 싣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형제. (왼쪽부터) 김동관 사장, 김동원 전무, 김동선 상무[사진=한화그룹 제공]


◆ 에이치솔루션 통한 자력 승계도 가능

한화그룹 유력 승계 시나리오는 한화그룹 3형제가 에이치솔루션을 통해 ㈜한화 지배력을 직접 확보하는 안이다.

에이치솔루션은 김동관, 김동원, 김동선이 각각 50%, 25%, 25%의 지분을 소유한 회사로 ㈜한화의 지분 5.19%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김동관 사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4.44%), 김동원·김동선 지분(각각 1.67%)을 더하면 ㈜한화 지배력은 12.97%로 올라선다. 최대 주주인 김승연 회장 지분 22.65%와의 차이는 9.68%에 불과하다.

이에 재계에서는 한화종합화학 상장을 통해 (주)한화 지분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한화종합화학은 에이치솔루션이 지분 100%를 소유한 한화에너지가 최대주주다. 상장을 통해 한화에너지가 지분을 확보하고, 이를 배당을 통해 에이치솔루션에 전달하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한화의 주식 가격, 에이치솔루션의 배당액을 감안하면 자력 승계도 가능해 보인다. (주)한화가 발행한 보통주 총수(7495만8735주)의 지분율 10%에 해당하는 주식수는 약 750만주다. 3월3일 종가 3만0150원을 기준으로 보면 약 2260억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에이치솔루션이 한화그룹 3형제에게 배당한 배당액은 2014·2015년 각각 75억원, 2016·2017년 각각 500억원, 2018·2019년 400억원이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의 총 배당액은 1950억원이다. 금액 전액을 승계자금에 사용한다고 가정하고, 2020년 배당액이 300억원 이상이면 지주사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김동관 사장 승계 속도가 늦어질 것 이라는 예상도 있다. 김승연 회장 복귀 후 진행되는 ㈜한화 첫 주주총회에서 김동관 사장에 대한 이사 선임의 건이 오르지 않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 지배구조는 김승연 회장의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라며 “지분율과 경영 성과에도 불구하고 김동관 사장을 사내 이사회 구성원으로 이름을 올리지 않은 것은 승계 작업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김 회장 의중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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