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 당국이 규모 조정과 야외 기동훈련이 배제된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CCPT)에 8일 돌입했다. 한·미연합훈련이 '로우 키(low key)'로 진행하면서 북한 눈치보기 보기 비판을 넘어 서욱 국방부 장관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에게 '판정패'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군 관계자는 이날 아주경제에 "한·미연합훈련에서 완전운용능력(FOC)을 마무리해야 올해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를 준비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일정을 가속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FOC 검증 평가가 지난해에 이어 또 불발돼 사실상 올해 전환을 위해 세운 계획 자체가 무용지물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연합훈련이 시작은 됐지만 결국 이인영 장관 뜻대로 훈련이 취소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미연합훈련이 시작은 됐지만 결국 이인영 장관 뜻대로 훈련이 취소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서 장관과 이 장관은 이번 한·미연합훈련 실시 여부를 놓고 그간 이견을 표출해 왔다. 지난달 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서 장관은 한·미연합훈련 실시를, 이 장관은 북한 반발과 한반도 긴장 유발 가능성을 이유로 취소를 주장했다.
한·미연합훈련을 두고 서 장관은 전작권 전환, 이 장관은 북한 관계 개선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이 때문에 발생한 안보 딜레마는 결국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이라는 국방부와 서 장관 측 목표가 좌절한 걸 확인하는 것으로 귀결됐다.
현재 북한은 2년 만에 영변 핵시설단지 일부 시설을 재가동, 플루토늄 추출 준비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3일(현지시간) 북한 영변 핵실험단지 내 방사화학실험실에 증기를 공급하는 석탄화력 증기 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는 모습을 공개했다.
38노스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 사이 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분출되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됐다"며 "북한 핵무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추출하고자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를 준비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추정했다.
합동참모본부 전날 CCPT 훈련 일정을 공지하면서 한·미동맹이 코로나19 상황과 전투 준비 태세 유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로나19보다 이 장관이 언급한 북한 반발을 의식한 규모 조정이라고 해석한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CCPT는)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낫지 않느냐"고 전하면서도 "전작권 전환을 위해 이번 한·미연합훈련이 매우 중요했는데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훈련은 방식과 규모 면에서 유연하고 최소화한 형태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도 우리의 이러한 노력에 상응해 한반도에서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 구축을 위해 지혜롭고 유연한 태도를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