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이 하수상하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여행업계가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업계 1·2위를 달리던 종합 여행사는 무급휴직에 구조조정, 사옥과 자회사 매각까지 추진하며 위기 극복에 안간힘이다.
악상황 속에서도 국내 소규모 여행사인 '승우여행사'는 우리가 지금껏 만나지 못한 이색 상품을 연달아 출시하며 또 한 번 눈길을 끌었다. '24박 25일 팔도유랑 상품'과 '5570m 3봉우리 도전(5570m 3peak challenge)' 상품이 대표적이다.
"버스를 타고 서울을 떠나 강원도 설악산 양양 낙산사 대관령 고개 넘어 강릉 경포대 삼척 촉석루 울릉도 성인봉 태백산 오르다 지쳐 내려와 충청도 길로 넘어가요."
상품이 나왔을 당시, 업계의 반응은 다소 회의적이었다. '이 시국에 이런 고가상품을 누가 예약하겠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예약 문의가 쇄도했고, 대기자까지 생겨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고객 호응에 힘입어 상품도 재정비해 새롭게 선보였다.
코로나19 확산세에 국내 여행조차 쉽게 떠나기 어려워진 시기, 그래서 더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는 때에 딱 맞춰 나온 유람상품이라 더욱 화제가 됐다.
승우여행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 번 업계를 놀라게 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 3곳을 한 번에 오르는 'Korea 3 peaks Challenge 5570m' 트레킹 여행상품을 선보인 것이다. 역시 국내 최초였다.
이 상품은 3일 동안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을 등반하는 1일 1산 트레킹 여행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 백록담(1947m), 두 번째 높은 지리산 천왕봉(1915m), 세 번째 높은 설악산 대청봉(1708m) 높이를 모두 다 더한 수 '5570'을 넣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세 개의 산봉우리에 도전한다는 뜻을 의미한다.
5570 챌린지는 3일 동안 약 4만7000m를 걸으며, 총 5570m 높이의 봉우리를 정복하게 되는 상품.
첫날 이른 오전에 비행기를 타고 사천공항으로 간 후 지리산 천왕봉을 등반하고 이달에 첫 취항한 삼천포-제주행 선박인 오션비스타제주에 몸을 싣는다. 그리고 둘째날 아침 제주도에 도착해 한라산 등반을 마치고, 비행기를 타고 양양공항으로 이동해 셋째 날 지리산 대청봉을 등반한다. 다행히 시간과 체력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비행기와 배를 오가며 이동하는 일정으로 짜였다.
이원근 승우여행사 대표는 "이 상품은 상당한 신체적 능력뿐만 아니라 강인한 정신력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도전이지만, 멋진 장관과 엄청난 성취감으로 보상받을 수 있으니 기본 체력에 자신 있다면 도전해 보라"고 추천했다.
그는 "이미 미국과 영국 등 해외에서는 고도가 높고 난이도가 상급에 해당하는 산 위주로 코스를 만들어 ‘3 peaks challenge’에 도전하고 있다"며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도전인 만큼 많은 분이 나만의 새로운 버킷리스트로 ‘5570 챌린지’에 함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5570 챌린지는 5월 7일, 6월 4일과 13일, 7월 4일과 16일 등 매달 금요일과 일요일 1회씩 출발한다. 안전 산행 가이드 2명이 동반하고, 완주자 전원에게 봉우리별 상품과 기념 타월, 티셔츠를 준다. 항공료 2회, 선박비, 숙박비, 현지 버스비, 지역 별미는 상품가에 기본 포함된다.
창업주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익히 알려진 명소는 물론, 숨은 오지마을까지 어디든 다니며 여행상품 차별화에 주력해온 이원근 대표의 피땀은 그렇게 하나둘 결실을 맺고 있다.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여행업계 안에서 오뚝이처럼 일어난 이 대표는 대한민국 골골샅샅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오늘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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