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지난달 31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5월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IPO(기업공개) 절차에 돌입하면서 후속 상장 기업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SK그룹이 추진했던 IPO들이 대부분 대흥행을 기록해온 탓이다. 앞서 진행됐던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청약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청약 붐을 이끌어 왔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공모 청약에 64조원의 증거금이 몰리면서 국내 증시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바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진입을 위한 절차에 들어간다. 상장 시점은 오는 5월이 목표다.
SKIET 공모주식수는 총 2139만주로 전체 발행주식(공모 이후)의 30%에 해당한다.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7만8000원부터 10만5000원 사이다. 기업가치는 최대 7조5000억원에 달한다.
공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최대 2조3000억원의 투자재원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집된 자금은 배터리와 분리막 등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 중인 사업의 투자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은 4월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며 이후 28일과 29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이후 5월 중순께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SKIET 공모는 미래에셋증권과 JP모건이 대표 주관을, 한국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가 공동 주관을 맡고 있다. 공모 비율은 기관투자자 55%, 일반투자자 25%, 우리사주조합 20% 등이다.
현재 다음 타자로 타석에 올라올 기업으로 SK팜테코와 SK실트론이 거론된다. 바이오와 반도체 등 그룹의 핵심 사업을 영위중인 기업들이다. 적극적인 연구개발(R&D)을 위해 IPO를 통한 직접 자금 수혈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SK E&S도 상장 가능성이 열려 있긴 하지만 배당을 통한 그룹의 캐시카우로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온 만큼 고배당을 포기하고 상장에 나설지는 의문부호가 따르는 상황이다.
SK팜테코는 미국 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로 2017년과 2018년 각각 글로벌 제약사 BMS의 아일랜드 생산시설과 미국 앰팩을 인수했다. SK는 SK팜테코를 중심으로 한 CMO 통합법인을 미국 새크라멘토에 세우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 상태다. SK팜테코의 몸값을 최소 2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은 지난해 매출 1조7006억원, 영업이익 249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반도체 사업 확대 기대감은 여전히 IPO기대감으로 연결되고 있다.
SK매직의 상장 여부에도 관심이다. 이미 지난 2018년 미래에셋대우, KB증권, JP모건 등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는 등 IPO에 적극 나섰으나 오너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올해 연내 상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의 경우 투자전문 회사 전환과는 별개로 신규사업 추진에 적극 나서고는 있지만 자금 조달부분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면서 “자회사들의 IPO를 통해 사업추진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투명경영을 함께 유지할 수 있어 회사 입장에서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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