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집안에 들어서니 거실 한 쪽에 걸터앉을 수 있는 마루가 눈에 띄었다. 베란다를 확장해서 추가로 생긴 공간에 평상 형태로 변화를 준 것이다. 부엌과 붙어 있는 방에는 벽을 터서 통유리 미닫이를 달았다. 요리를 하면서도 책과 장탁을 놓은 방에서 놀고 공부하는 가족과 소통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유리문을 열었더니 부엌과 이어져 널찍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한샘리하우스'를 경험하기 위해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한샘 인테리어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99㎡(약 30평) 크기의 아파트를 실제 구현한 집이었다. 부부와 초등학생 아이 한 명으로 구성된 가족이 생활하는 콘셉트였다. 식물과 몇 가지 소품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나무 색상의 내추럴 인테리어여서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가전을 결합한 '스마트홈'답게 첨단 가전들도 눈에 띄었다. 리모콘 하나로 커튼을 열거나 조명 밝기를 조절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그러고 보니 부엌에 있던 냉장고에도 터치형 거울이 달려 있었다. 터치하면 실시간으로 뉴스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단다. 아이 방에 걸려 있는 전자 칠판은 온라인 수업시 눈의 피로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한샘리하우스는 한샘의 리모델링 패키지 브랜드다. 개별 가구 판매를 넘어 고객 상황에 맞게 설계와 시공, AS까지 필요한 모든 것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인테리어 전문가가 1:1 상담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최적의 공간으로 꾸며준다. 상상 속 공간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는 한샘 매장에서만 상담이 가능했지만, 지난달부터는 롯데백화점 한샘 매장(부천중동점·울산점)에서 가상현실(VR) 프로그램으로 지금 거주하는 공간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견적을 받아볼 수 있다. 집 주소만 있으면 홈플래너(VR을 활용한 3D 구현 프로그램)로 실제 도면을 불러내 가상 공간에서 가구 배치나 추가 시공 작업 등을 해볼 수 있는 것이다.
한샘은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상·하반기에 2~3가지 모델하우스를 제시하고 있다. 사전 설문조사로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한 뒤 20평형부터 40평형대까지 국내 대표 아파트 평면을 반영, 최신 트렌드를 제안하는 것이다.
지난 3월에 공개한 두 가지 모델(초등 자녀가 있는 집 99㎡·중등 자녀가 있는 집 120㎡)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소비자 니즈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은 만큼 공간 활용도를 높이면서 일과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자전거 같은 야외용 취미용품을 보관할 수 있는 팬트리 공간과 빌트인 맞춤수납장을 제안한 것도 그 일환이다.
2019년부터는 펫팸족(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이르는 신조어)을 겨냥한 ‘펫테리어(Peterior)’ 모델하우스도 선보였다. 문이 닫힌 상태에서도 고양이와 강아지가 쉽게 이동할 수 있는 ‘펫도어’와 물품 수납공간, 캣 워크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삼성전자와의 컬래버레이션도 강화했다. 실내 활동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생활 만족도를 높이려면 디지털 기술이 필수라고 판단해서다. 위 모델 하우스도 일부 소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삼성전자와 한샘 제품으로 구성했다. 삼성전자의 가전을 맞춤형으로 구성할 수 있는 한샘리하우스 '스마트패키지'를 이용하면 한샘 인테리어 전문가가 고객의 집을 설계할 삼성전자의 생활 가전을 패키지로 제안해준다.
한샘 측은 앞으로도 협업 기업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한샘리하우스가 사람들의 삶을 관통하는 스토리에 맞춰 집이라는 공간의 전체 프레임을 기획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상황에 따라 관련 전문 사업군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준현 한샘 전략기획실 전무는 "1997년, 기존 부엌 가구 브랜드에서 본격적인 가구 회사로 확장한 한샘이 이제는 '공간 패키지' 개념의 한샘리하우스로 한 단계 도약하고 있다"며 "가구업계에서 공개된 적이 없는 새로운 시도인 만큼 타 업체의 롤모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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