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코인, '게임스톱 코인버전'…비트코인과 다르니 사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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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4-2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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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호화폐 전도사 노보그라츠 "도지코인 나는 안 산다"

  • "도지코인, 2명이 발행량 30% 독점…최근 상승세 거품"

  • "게임스톱 보다 더 이상해"…젊은층 '묻지마 투자' 경고

가상(암호)화폐 강세론자이자 암호화폐 전도사로 불리는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최고경영자(CEO)가 도지코인을 비트코인과 비교하는 것에 반감을 표하며 도지코인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노보그라츠 CEO는 2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 인터뷰에서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모두 올해 강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두 코인의 설계와 위험성 등은 전혀 다르다”라며 도지코인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내놨다.
 

[사진=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트위터 갈무리]


비트코인은 올해에만 2배 이상이 올라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116조3000억원)를 넘어섰고, 지난 주말에는 6만5000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가격은 각국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 조치 움직임에 조정 국면에 돌입해 1코인당 5만500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도지코인은 비트코인보다 늦게 주목을 받았지만, 상승률은 올해 들어서만 8000%에 달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런데도 노보그라츠 CEO는 도지코인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도지코인이 뚜렷한 실용 목적 없이 장난으로 시작된 암호화폐로 성장 가능성이 없어 현재의 상승세가 거품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2009년 출시돼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화폐로 성장했다. 반면 도지코인은 2013년 농담으로 시작했다”며 “(도지코인은) 올해 억만장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및 기타 유명인의 발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과대광고와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의 영향으로 거래량이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노보그라츠 CEO는 비트코인이 12년 동안 계속해서 채택된 암호화폐이자 분산이 잘된 가치 저장소이고, 여러 사람이 나눠 소유하고 있지만, 도지코인은 창업자 두 명이 전체 코인의 30% 이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도지코인 트위터 갈무리]


도지코인은 미국 개발자인 잭슨 팔머와 빌리 마커스가 2013년 일본 견종인 ‘시바’를 마스코트로 장난삼아 만든 암호화폐로, 실용성보다는 재미에 비중을 둔 알트코인(비트코인을 대체하는 코인)이다. 비트코인처럼 실질적인 실용성 목적이 없는 도지코인은 특정 1인이 전제 발행량의 25%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최대 투자자의 보유 비중이 1%에도 못 미치는 비트코인과 비교된다.

공급량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현재 1869만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도지코인의 공급량은 1290억개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노보그라츠 CEO는 도지코인의 공급 상한선이 없다는 이유로 도지코인 랠리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은 도지코인의 상승세가 최근 미국 뉴욕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게임스톱 공매도 사태’와 비슷하다고 봤다.

노보그라츠 CEO는 “도지코인에 대한 나의 전망은 지금까지 잘못됐다”고 인정하며 “도지코인은 나스닥 시장의 게임스톱이 그랬던 것과 상당히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우 젊은 투자자들이 밈 코인과 그 아이디어에 대해 열광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게임스톱이 계속 어떠한 가치를 갖고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는데, 도지코인은 그런 점에서 훨씬 더 이상해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어 “개인투자자들이 게임스톱 주식을 포기하지 않는 것처럼, 암호화폐 시장의 개인 투자자들도 도지코인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이 코인을 매도하는 것이 위험할 수는 있지만, 나는 도지코인을 매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 시장의 게임스톱(GME) 주가(왼쪽)와 '알트코인' 도지코인 가격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왼쪽), 코인데스크 갈무리]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기관 세력에 맞서 게임스톱 주식을 사들인 것처럼 도지코인에 대한 개인의 투자가 계속돼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겠지만, 미래성장성이 없는 도지코인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암호화폐 대출회사인 넥소의 안토니 트렌체프 공동 설립자는 블룸버그통신에 “한 무리의 투자자들이 있다. 그중 많은 이들이 밀레니얼 세대”라며 “도지코인은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시대정신의 한 증상”이라고 말했다.

게임스톱 사태 때처럼 유행처럼 번진 투자에 합류했다가 하룻밤 사이 ‘벼락부자’가 된 사례를 보고 너도나도 도지코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현 상황을 비꼰 것이다. 또 이런 상황을 이끈 사람이 머스크 CEO라는 점도 시사했다.

머스크 CEO는 미국 온라인 주식투자 커뮤니티 레딧에서 ‘파파머스크’로 불린다. 개인투자자들은 머스크 CEO의 트위터, 발언 등에 주목하며 그가 언급한 주식, 코인 등에 ‘묻지마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한편 도지코인은 도지코인 투자자들이 만든 ‘도지데이’인 이날 장중 30%가 넘는 하락폭을 연출했다. 미국 동부기준 21일 오전 2시 56분 현재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도지코인은 24시간 거래 대비 18.70% 추락한 0.328867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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