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용 대신 의료용 산소 사용” 불안한 수제맥주

식약처, 부산 유명 수제 맥주 적발…저렴한 '의료용 산소' 사용

일본 불매·코로나 영향에 수제맥주 수요·인기 급증

[사진=인터넷]

[데일리동방] 부산의 한 유명 수제맥주 업체가 원재료 품목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식품용 산소 대신에 가격이 싼 의료용 산소를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부산 소재 한 유명 수제맥주 업체가 맥주 제조시 원재료를 바꾸고도 보고하지 않아 2000만원의 과태료와 2개월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식품 생산시 원재료가 변경되면 생산 시작 후 7일 이내에 식약처에 보고하게 돼 있지만 이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업체가 변경한 원재료는 10개 품목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업체는 맥주 제조시 식품용 산소가 아닌 의료용 산소를 사용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식품위생법에서는 식품을 제조할 때 식품용 산소를 사용하도록 권하고 있다. 의료용 산소는 식품용 산소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해당 업체는 산소 부분 관련법을 잘 알지 못했다며 해명했지만 수제맥주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인 만큼 불신을 심어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제 맥주는 대기업이 아닌 개인이나 소규모 양조장이 자체 개발한 제조법에 따라 만든 맥주를 말한다. 제조자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2002년 주세법 개정으로 소규모 맥주 제조 면허가 도입되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2014년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트렌드가 본격화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2020년 수제 맥주 시장 규모는 1180억원으로, 200억원에 불과했던 2016년 대비 500% 가까이 몸집을 키웠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일본 맥주 수요가 줄어든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홈술적이 늘어난 것이 수제맥주 인기를 견인하는 데 한몫 했다.

맥주에 부과하는 세금을 가격 기준인 종가세에서 용량 기준인 종량세로 바꿔 세금 부담을 줄어드는 방향으로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개인 사업자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수제맥주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도 수제맥주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양조용 원료의 제조,가공 및 판매업'의 사업목적을 추가한다고 공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 먹거리를 두고 그동안 수제맥주 사업 진출에 관심을 가져온 교촌에프앤비는 이같은 내용을 오는 6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편의점 중 하나인 이마트24는 매장 내 진열하는 수제 맥주만 20종이 넘는다. 늘어나는 고객들의 수제맥주 수요에 맞추기 위해서다. 이마트24의 지난해 수제맥주 매출액은 전년 대비 210% 성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마트24는 고객들의 니즈에 맞춰 국내외 수제맥주를 지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며 국내 수제맥주 제조 업체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의 '젠틀맨라거', '조커 골든 페일에일' 등 수제맥주 2종 판매를 시작했다고 22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