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고 전 30분 간 운전자가 브레이크 40번 밟아"
23일 중국 증권시보 등 다수 매체에 따르면 전날 테슬라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브레이크 작동 오류 사고의 ‘사고 발생 30분 전 운전 데이터’를 언론에 공개했다.이 데이터에 따르면 차량 사고 전 30분 간 사고 차량 운전자는 40회 이상의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으며, 차량 시속은 수차례 100km를 넘나들었다. 특히 사고 1분 전 해당 차량의 시속은 118.5km에 달했으며, 운전자가 마지막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후에는 속도가 계속해서 낮아져 충돌 직전 시속은 48.5km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높은 속도에서 운전자가 갑자기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서 자동 긴급 제동 기능이 작동한 점도 데이터에는 포함됐다.
테슬라가 해당 자료와 관련 구체적인 해석은 내놓지 않았지만, 데이터를 통해 운전자가 과속 운전을 했으며, 브레이크 오작동은 없었다는 사실을 주장한 셈이다.
이는 앞서 상하이 모터쇼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며 큰 파장을 낳았던 장 씨의 사고 데이터다. 장 씨는 지난 2월 아버지가 몰던 테슬라 모델3의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다른 차 두 대와 충돌하고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에야 멈춰 온 가족이 사망할 뻔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상하이 모터쇼 시위 후 중국에서는 테슬라에 대한 비난이 거세졌다. 누리꾼은 물론이고 중국 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 마저 테슬라를 ‘보이지 않는 살인자’라고 비판했다.
테슬라는 즉시 공개 사과 성명을 내고 향후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날 데이터를 공개한 후에도 “중국 감독 당국의 조사에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 데이터 공개는 명백한 사생활 침해"
그런데 테슬라의 데이터 공개에 중국이 또 다시 반발했다. 가장 먼저 장 씨의 남편이 테슬라가 운전자의 사생활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데이터 공개 전 차량 소유자 동의를 구하지 않고 함부로 데이터를 공개했다는 것이다.중국 언론들도 가세했다. 증권시보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테슬라의 이번 데이터 공개가 명백한 사생활 침해라고 주장했다.
중남재경정법대학의 데이터경제연구소 판허린 교수는 “중국에서는 자율주행차량 데이터는 운전자 개인 권익에 포함돼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용하려면 운전자의 승인을 거쳐야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공개한 데이터가 과연 신빙성이 있느냐에 대한 논란까지 일어나고 있다. 테슬라가 자사의 이익을 위해 충분히 조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이번 사고가 운전자의 운전 미숙으로 벌어진 것이라는 것을 시인해야 한다며, 테슬라를 두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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