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있는 국내외 신에너지 관련 상장사에 최대 190억 위안(약 3조원) 투자하겠다."
28일 세계 배터리 1위업체인 중국 CATL(寧德時代, 닝더스다이)이 또 다시 3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선포했다. 이날 발표된 지난해 실적보고서보다 CATL의 '배터리 생태계' 투자 계획에 시장의 이목이 더 쏠렸다고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보도했다.
◆ 배터리 생태계 확장에···34조원 투자
CATL이 배터리 관련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고 밝힌 건 "장기적 사업 발전 수요와 글로벌 전략 추진, 업계 핵심자원 공급 확보 차원"이다.
신에너지차와 에너지저장 시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산업체인의 인프라 설비가 여전히 완비되지 않았고 핵심자원 공급 부족으로 시장 수요에 부응하지 못해 성장에 제약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폭스바겐 등 각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CATL로선 자체적인 배터리 생태계를 넓히는 게 절실해졌다.
CATL은 지난해 8월에도 190억 위안 규모의 배터리 생태계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관련 기업에 잇달아 지분 투자를 단행해왔다.
중국 리튬배터리 및 태양광 스마트 장비 제조업체 선도지능장비(先導智能)에 25억 위안을 투자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선 게 대표적이다. 또 발전·송병전 전력탐사설계업체 융푸구펀(永福股份), 리튬배터리 테스팅업체 싱윈구펀(星雲股份) 등에 투자하고, 천화초정(天華超凈)과 수소화리튬 사업에 투자하기도 했다.
28일에도 가정용 에너지저장과 전동 이륜차 방면의 중형배터리 시장에 진출한다며, 중국 전자기기용 소형 배터리 회사인 ATL와 합작회사 2개를 설립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CATL은 140억 위안을 투자해 ATL과 관련 전력반도체, 배터리팩 합작회사를 공동 설립하기로 했다.
중국 리튬배터리 전문 시장조사업체 치뎬리뎬(起點鋰電)에 따르면 2018년부터 CATL이 투자 혹은 합자 설립한 기업은 모두 45개가 넘는다. 이중 CATL이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도 10여개다. 투자한 액수를 다 합치면 2000억 위안(약 34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투자 대상은 동력배터리, 에너지저장, 리튬배터리 소재, 리튬배터리 스마트장비제조, 배터리 충전교체, 자율주행, 신에너지자동차, 반도체 등 다방면에 걸쳐있다.
◆ '왕좌' 굳히기···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17조 투자해 생산력 확충
CATL은 급팽창하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미리 대응해 생산라인 확충에도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CATL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배터리 생산량 확충에 1000억 위안(약 17조원) 이상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푸젠성 닝더, 칭하이성 시닝, 장쑤성 리양, 쓰촨성 이빈 등 중국 국내뿐만 아니라 독일 튀링겐주에도 해외 첫 제조공장을 설립 중이다.
덕분에 CATL 배터리 생산설비 능력도 빠르게 늘고 있다. CATL의 지난해 배터리 생산력은 100GWh를 돌파했다. 중국 중신건투증권은 올해는 170GWh, 2022년 250GWh까지 늘어나 2025년까지 최소 600GWh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기준 CATL은 35억7000만 위안을 연구개발(R&D)에 쏟아부었다. 전년 대비 약 20% 늘어난 수치로, 전체 매출의 약 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중국 국내외에 등록된 배터리 기술 특허는 3300여개, 현재 출원한 특허는 3400여개다. 최근엔 리튬금속전지, 전고체 전지, 나트륨이온 전지, ‘C2C(Cell to Chassis, 팩을 없애고 배터리를 차체에 내장하는 방식)' 등 차세대 전지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 든든한 자금력과 실적 뒷받침
이를 위한 자금력도 뒷받침되고 있다. CATL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자산총액은 1566억 위안으로, 이중 화폐성자산이 684억 위안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184억3000만 위안까지 늘며, 같은 기간 순익(55억8300만 위안)의 3배가 넘었다.
실적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CATL은 지난해 전년 대비 10% 증가한 503억1900만 위안의 매출을 거뒀다. 같은 기간 순익은 22.43% 증가한 55억8300만 위안이었다.
배터리가 전체 매출의 78%를 차지하는 캐시카우 사업이지만, 저장에너지시스템 사업 매출도 지난해에만 4배 넘게 늘며 전체 매출의 약 4%까지 늘며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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