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복잡하고 위험한 금융투자상품 판매 과정을 녹취하고 투자자가 관련 내용을 숙지하는 기간을 보장하는 제도가 주먹구구식으로 시행돼 시중은행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뒤늦게 알려주면서 결국 펀드 상품 판매가 대거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 시행 여파로 94개(중복포함)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25개, 민은행 21개, 농협은행 17개, 신한은행 15개, 우리은행 8개 등이다.
◇주먹구구식 정책 시행에 금융권 ‘분통’
이번 펀드상품 판매 중단 사태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당국의 매끄럽지 못한 정책 시행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통상 시중은행이 고난도 상품을 판매하려면 상품설명서 수정과 이사회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실제 새로운 규제를 적용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손실위험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결과’와 ‘해당 상품의 목표시장 내용 및 설정근거’ 내용을 포함한 상품 설명서를 새로 제작해야 한다.
시중은행들은 이사회를 소집하고 새로운 설명서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짧아도 수주일의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새 제도가 시행되기 1주일 전인 이달 3일에서야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금융투자업규정 일부개정규정’을 발표했다는 점이다. 사실상 펀드 판매 중단 사태가 예고된 것이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사정이 이렇자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밀어붙이기식 규제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도 ‘까라면 까라’는 형태의 정책이 반복돼 또 다시 은행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한시 중단이라 하더라도 운용사, 판매사 모두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투자설명서를 수정하고 이사회에서도 상세 검토를 해야 하는데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밀어붙이다 보니 은행들도 난처하다”고 토로했다.
◇“펀드 인기 식을라”…은행권, 사태해결 ‘전전긍긍’
금융권에서는 펀드 상품 판매 중단 사태가 장기화하면, 자칫 펀드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전날 본격 시행된 자본시장법 시행령 등을 준수하기 위해 펀드 관련 상품 판매를 대거 중단하고, 임시 이사회 소집 날짜를 조율 중이다.
정기 이사회가 아닌 경영 전반에 걸친 특이사항 발생 시 열리는 임시 이사회라 해도 이사회 구성원을 상대로 통상 2~3주 전에 일정이 통보되는 것에 비해 촉박한 실정이다.
지난 3월 말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아직 정착되지 않아 우왕자왕 하는 이유도 당국의 미흡한 행정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당국은 금소법 시행 초기 소비자가 알아야 할 주요 사항을 '체크리스트'로 배포했으나, 아직도 해석이 불명확한 부분이 있고 일부 항목은 법 시행 이전과 다를 것이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투자 설명서를 반드시 구두로 읽지 않고 동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활용할 수 있다는 항목이 대표적이다. 동영상을 창구에서 직접 시청해야 하는 것인지, 방문 전에 숙지를 하고 와야 하는 것인지 등이 모호한 상태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무엇보다 소비자가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할 경우 해당 내용을 제외해도 된다는 항목은 논란을 확산시킬 수 있다”며 “이번 펀드 녹취·숙련제 역시 초반 혼란이 지속된다면 펀드 시장에 또 한 번 찬물을 끼얹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 시행 여파로 94개(중복포함)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25개, 민은행 21개, 농협은행 17개, 신한은행 15개, 우리은행 8개 등이다.
◇주먹구구식 정책 시행에 금융권 ‘분통’
이번 펀드상품 판매 중단 사태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당국의 매끄럽지 못한 정책 시행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통상 시중은행이 고난도 상품을 판매하려면 상품설명서 수정과 이사회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실제 새로운 규제를 적용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손실위험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결과’와 ‘해당 상품의 목표시장 내용 및 설정근거’ 내용을 포함한 상품 설명서를 새로 제작해야 한다.
시중은행들은 이사회를 소집하고 새로운 설명서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짧아도 수주일의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새 제도가 시행되기 1주일 전인 이달 3일에서야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금융투자업규정 일부개정규정’을 발표했다는 점이다. 사실상 펀드 판매 중단 사태가 예고된 것이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사정이 이렇자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밀어붙이기식 규제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도 ‘까라면 까라’는 형태의 정책이 반복돼 또 다시 은행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한시 중단이라 하더라도 운용사, 판매사 모두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투자설명서를 수정하고 이사회에서도 상세 검토를 해야 하는데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밀어붙이다 보니 은행들도 난처하다”고 토로했다.
◇“펀드 인기 식을라”…은행권, 사태해결 ‘전전긍긍’
금융권에서는 펀드 상품 판매 중단 사태가 장기화하면, 자칫 펀드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전날 본격 시행된 자본시장법 시행령 등을 준수하기 위해 펀드 관련 상품 판매를 대거 중단하고, 임시 이사회 소집 날짜를 조율 중이다.
정기 이사회가 아닌 경영 전반에 걸친 특이사항 발생 시 열리는 임시 이사회라 해도 이사회 구성원을 상대로 통상 2~3주 전에 일정이 통보되는 것에 비해 촉박한 실정이다.
지난 3월 말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아직 정착되지 않아 우왕자왕 하는 이유도 당국의 미흡한 행정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당국은 금소법 시행 초기 소비자가 알아야 할 주요 사항을 '체크리스트'로 배포했으나, 아직도 해석이 불명확한 부분이 있고 일부 항목은 법 시행 이전과 다를 것이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투자 설명서를 반드시 구두로 읽지 않고 동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활용할 수 있다는 항목이 대표적이다. 동영상을 창구에서 직접 시청해야 하는 것인지, 방문 전에 숙지를 하고 와야 하는 것인지 등이 모호한 상태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무엇보다 소비자가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할 경우 해당 내용을 제외해도 된다는 항목은 논란을 확산시킬 수 있다”며 “이번 펀드 녹취·숙련제 역시 초반 혼란이 지속된다면 펀드 시장에 또 한 번 찬물을 끼얹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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