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 규제 강화 첫날, 여신 창구 한산…금융당국 “가계부채 증가세 안정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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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21-05-1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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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피스텔 신혼집 마련하려는 청년층은 혼란… 예·적금 창구는 북적

 

비주택담보대출에 대한 LTV규제를 전 금융권으로 확대한 첫 날인 17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여신 등을 취급하는 종합상담팀의 대기 순번이 0명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송종호 기자]

“예금 창구는 여느 월요일과 마찬가지로 분주합니다. 하지만 여신 창구는 아직까지 상담고객이 거의 없습니다.”(A은행 관계자)

비(非)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 70% 규제를 전 금융권에 적용한 첫 날인 17일 오전 시중은행 여신 창구는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다. 여신 창구에는 기업 대출을 문의하러 온 고객들이 드문드문 찾아올 뿐이었다.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관악구의 한 시중은행의 영업점은 예·적금 창구에는 대기만 23팀이 몰린 반면 개인대출 등을 취급하는 종합상담창구에는 대기 0명으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 은행 관계자는 “지금 예·적금 업무는 1시간가량 대기해야 한다”면서 “여신 등 상담은 바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 다른 은행들의 상황도 비슷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드문드문 고객들의 문의는 있었지만 아직 실제 대출이 접수된 내역은 없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이날부터 상가·토지·오피스텔 등 비주담대에 대한 규제를 전 금융권으로 확대했다. 그간 비주담대 LTV 70% 규제는 상호금융권만 대상이어서 규제 효과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를 통해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를 차단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안정시키고, LH 사태로 불거진 땅 투기 수요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금융당국은 기대했다.

그러나 대출가능 금액이 줄어들면서 일부 금융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서울 봉천동에 거주하는 A(37)씨는 원래 “오피스텔 대출을 알아보고 있는데 제도가 바뀌어 생각했던 것보다 한도가 적다”라며 “대출받는 입장에서는 을이 될 수밖에 없는데, 또 어디로 손을 내밀어야 할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날 LTV 규제가 강화됐지만 정부의 실수요자에 완화 대책을 기다려보자는 분위기도 있었다. 정부가 투기세력을 잡기 위해 마련한 대책이기 때문에 실수요자 지원방안에 신혼부부 오피스텔 등 예외 사항이 포함될지 지켜보자는 것이다.

홍제동에 사는 직장인 B(35)씨는 “비주택담보대출에 대한 LTV 축소로 오피스텔 등을 신혼집으로 마련하려는 상황에서 당황스럽다”면서도 “곧 실수요자 지원 방안이 나온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수요자들의 기대와 별개로 비주택에 대한 투자 심리는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LTV 규제 강화로 실제 70%까지 대출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며 “초기 분위기만 놓고 보면 정부의 취지대로 땅 투기 수요가 어느 정도 잦아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은 9일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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