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세를 보여 수급 개선 기대감을 높였던 외국인이 다시 1개월 만에 순매도 기조로 돌아섰지만 통신주와 유통주를 사들이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들이 향후 강한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비교적 저평가된 업종을 중심으로 사들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7704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잇따라 순매도 기조를 이어오다 올해 4월 월간 3716억원 순매수 움직임을 기록하며 수급 개선 기대감을 높였으나 한 달 만에 다시 '팔자' 기조로 돌아섰다.
이달 외국인들의 유가증권시장 내 매매가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외국인들은 통신주를 비롯해 유통주를 사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은 LG화학(1910억원)이 차지했지만 SK텔레콤이 1309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LG유플러스와 KT도 각각 776억원, 719억원으로 통신주가 순매수 상위 종목으로 기록됐다.
유통업 종목들도 외국인 순매수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의 호텔신라 순매수 규모는 657억원을 기록했고, 신세계와 아모레퍼시픽은 각각 644억원, 588억원 규모였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들이 현재 주가에 비해 저평가됐거나 향후 실적 개선 추세가 뚜렷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순매수 중인 것으로 분석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신 3사의 영업이익 합계가 올해에는 19% 증가하고 내년에는 10%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실적 전망을 기준으로 보면 현재 국내 통신 3사의 주가는 너무 오르지 않았다"며 "아직은 실적 개선에 대한 신뢰가 낮고 관심이 높지 않기 때문인데 점차 뚜렷한 매출 및 영업이익 성장세가 나타나면 곧 다른 반응이 나타날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후행적이지만 결국 통신주도 5세대 이동통신(5G) 도입으로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점차 커지면서 주가가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호텔신라를 비롯해 신세계,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면세점을 비롯한 화장품 부문 회복이 실적 개선을 주도하고 있는데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산으로 인한 실적 개선 기대감도 더해지고 있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들 종목은 향후 면세점 채널의 완연한 회복이 나타나면 추가적인 실적 개선 모멘텀이 기대된다"며 "국내 면세점 시장은 아직 항공길이 막혀 있어 완연한 회복이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기저효과가 낮아진 지난 2월부터 플러스(+) 성장세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 면세점 채널의 성장성을 비교해 보면 면세점 채널의 완연한 회복은 항공길이 오픈되는 시점에서 나타나겠으나 기업형 다이공(代工)과의 거래 확대 여부에 따라 당초 예상보다 이르게 면세점 실적도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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