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나홀로 4개월째 금리 인하…소비자 이탈 막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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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1-05-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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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올리는 시중은행들과 상반된 움직임

  • 소매금융 '통매각' 앞두고 출구전략 일환

한국씨티은행이 올해 들어 줄곧 신용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시중은행이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과는 상반된 움직임이다. 소매금융 사업 철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지난달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4.31%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과 비교해 30bp(1bp=0.01% 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씨티은행은 올해 1월부터 지속적으로 신용대출 금리를 낮추고 있다. 지난해 12월 4.83%에 달했던 금리는 올해 1월 4.73%, 2월 4.70%, 3월 4.61%로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다른 은행들은 신용대출 금리를 높이거나 유지하는 모양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경우 작년 말부터 점진적으로 하단을 높이고 있다.

4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12월 2.75~3.55%, 올해 1월 2.90~3.59%, 2월 2.92~3.57%, 3월 3.03~3.72%로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특히 3월의 경우 4대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모두 연 3%대에 접어든 것은 코로나 사태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던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다만 지난달에는 2.92~3.39%로 전월에 비해 소폭 낮아졌다.

이달 들어서도 씨티은행은 두 차례 신용대출 금리를 인하했다. 지난 5일 주력 상품인 '직장인신용대출'과 '더깎아주는신용대출'의 기준금리를 최대 1bp 낮췄다. 19일에도 같은 상품의 기준금리가 최대 5bp 내려갔다. 씨티은행은 시중 실세금리의 변경에 따라 매월 두 차례 대출 금리를 변경하기 때문에 이례적인 조치는 아니라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다만 은행권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가 지속되는 데 대해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출구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씨티은행이 자산관리(WM)와 신용카드, 대출 등으로 구성된 소매금융 부문의 '통매각'을 1순위에 두고 있는 만큼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게 급선무일 것이란 시각이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이달 초 일선 영업점을 잇따라 방문, 직원들을 대상으로 "소매금융 부문의 전체 매각,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 등 세 가지 옵션 가운데 전체 매각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달 15일 씨티은행의 글로벌 본사인 씨티그룹이 소매금융 철수를 공식화한 이후, 오히려 씨티은행은 소매금융 영역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프리스타일예금(만기지급식)에 가입하면 연 최대 2.0%의 특별금리를 제공하는 특판을 진행한 데 이어 신용카드 역시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외부와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도 한창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업황 자체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소매금융 부문을 통째로 인수할 의향이 있는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씨티은행으로서는 최대한 '몸값'을 유지하기 위해 고객 숫자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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