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접종증명앱, '디지털 백신여권' 될까…"부처간 논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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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1-05-2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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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SA "해외 통용 사례 아직 없어…추진 준비 중"

  • "질병청·외교부·과기부 등 부처 간 논의 필요해"

  • 3개연합, 블록체인·DID 접종증명 질병청에 제안

  • KISA "업체·질병청 기술 협의 중…곧 선정될 것"

  • 해외 민간·정부와의 DID상호연동 구심점 되기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방역당국의 백신접종증명 앱에 대한 국가 간 연계 방안이 논의된다. 국내용 백신접종증명 앱의 기술·데이터를 세계에 통용시키기 위한 해외 공공기관·민간기업과의 협의가 추진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어려워진 국가 간 이동·여행 재개를 위한 '디지털 백신여권' 도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박상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블록체인진흥단장은 27일 질병관리청 백신접종증명 앱을 타국서 쓸 수 있도록 연계하는 방안 관련 문의에 "(특정 국가가) 국내에서 발급한 백신접종증명서를 해외에서 통용되게 한 사례는 아직 세계적으로 없다"며 "우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외교부 등 여러 부처가 국내에서 (국가 간 연계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사태는 세계 각국 여행, 출입국, 방역 등 정부의 관련 정책·지침에 영향을 끼쳤다. 백신접종증명 앱을 국제적으로 통용되게 하려면 질병관리청뿐아니라 법무부·외교부 등 여러 부처 간 논의가 필요하다. 박 단장은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여행(자 출입국 등 법무)·외교 관련 사항이 고려돼야 하는데, 이걸 준비하는 부처간 논의는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달초부터 민간 블록체인기업의 블록체인 기반 분산신원증명(DID)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백신접종증명 앱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앱을 국가 간 통용시키기 위한 국내 부처 간 논의에는 질병관리청과 같은 방역당국의 데이터, 국민의 개인정보, 민간 기술기업과의 협의 등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이 관여할 수 있다.

KISA는 정부의 블록체인 확산을 위한 시범과제 선정과 이를 제안한 민간 사업자 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지원 사업은 'DID집중사업'이라는 자유공모 분야를 포함한다. 현재 'SKT컨소시엄'을 포함한 3개 연합이 DID집중사업 공모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백신접종증명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이날 과기정통부와 KISA는 올해 블록체인 확산 시범과제 15개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번 발표에는 백신접종증명 서비스 관련 사업자의 제안이 포함되지 않았다. 박 단장은 "이번 선정 과제에 포함되지 않은 게 탈락했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사업자들이 질병관리청과 기술협상을 진행 중이며, 시기를 밝힐 수 없지만 조만간 추가 발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ISA의 블록체인 확산사업은 올해 초부터 추진됐다. 이 사업에 참여하려는 기업이 자유공모 과제를 제안하려면 유관기관과 관련 협의를 마쳐야 했다. 하지만 백신접종증명 서비스를 제안한 기업들의 경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질병관리청과의 협의가 불완전했거나 확정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은 KISA 지원사업과 별개로 백신접종증명 앱을 내놨다.

질병관리청의 앱은 KISA 지원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블록체인랩스'의 블록체인·DID 기술을 활용했다. 질병관리청은 앱 형태의 백신접종증명 서비스를 기관이 직접 구축해 운영 중이며, 이를 위해 블록체인랩스와는 '특허권리의 양해 활용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발주·선정 등 국가 조달 계약 절차를 밟지는 않았다.

미발표 상태인 DID집중사업 참여 사업자 연합이 질병관리청과 기술협상을 마치고 KISA의 2차 발표에 선정과제로 등재된다면, 각 사업자별로 다른 DID 기술에 기반한 백신접종증명 서비스를 시범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시범사업으로 제공되는 서비스가 질병관리청 앱과 동등하게 제공될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

박 단장은 "민간 사업자들의 제안 내용이 모두 시범과제로 선정될 수도 있고, 그 중 일부만 선정될 수도 있고, 모두 안 될 수도 있다"면서 "우리는 시범사업 선정 이후 정식 서비스로 연계되는 걸로 생각하고 있지만, 계속 운영하는 단계에선 질병관리청과의 협약이나 별도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질병관리청 앱이나 KISA 지원사업으로 선정된 사업자의 백신접종증명 서비스가 국가 간에 통용될 경우 실질적인 '디지털 백신여권' 기능을 할 수 있게 된다. 일반 국민들의 국가 간 이동·여행 재개를 위한 기술적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 기반 DID와 접종증명 확인에 필요한 국가 간 데이터 교환 방식이 맞물려야 한다.

KISA 측은 디지털 백신여권과는 별개로 블록체인 확산사업의 DID집중사업 운영을 위해 DID 국제표준화 촉진을 위한 정책·기술의 조정자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단장은 "DID는 전자서명에 대한 해외(국가)와의 상호연동·인정"이라며 "다양한 민간사업자의 상호연동 논의를 위한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그런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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