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창업주 차남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그룹 2인자인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재판이 6월 17일 나란히 열린다. 재판부는 빠르면 이날 두 사람 재판을 병합할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27일 열린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 회장 다섯 번째 공판에서 "6월 17일 오후 2시에 다음 재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의 여섯 번째 공판기일은 조 의장 첫 재판일과 겹친다. 조 의장 첫 재판은 같은 재판부에서 다음 달 17일 오전 10시에 연다.
검찰은 이틀 전인 25일 조 의장을 기소하면서 법원에 최 회장과 병합해 심리해달라는 의견을 냈다. 이후 두 사람은 같은 재판부에 배당됐다. 검찰은 이날도 최 회장 재판이 시작하자마자 "조 의장 사건과 병합해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재판부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유영근 부장판사는 오전 재판에서 "궁극적 공소사실이 일치하면 통상 병합하는 게 맞지만 이 사건은 특수성이 있다"면서 "일단은 기존대로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오후 들어서는 병합 가능성을 좀 더 열어뒀다. 유 부장판사는 오후 재판 말미에 "최 회장 구속 기간에 선고를 하지 못하면 병합할 이유가 없지만 상황에 따라선 바로 병합하는 게 맞는다"며 "검찰과 변호인은 다음 주까지 관련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당부했다. 빠르면 이날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할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측은 병합 여부는 재판부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했다.
다음 달 최 회장과 조 의장 재판이 나란히 재판을 받지만 조 의장은 직접 출석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과 달리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다.
조 의장은 SKC 이사회 의장이던 2015년 자본잠식 상태였던 SK텔레시스 유상증자에 700억원을 투자하게 해 SKC에 손해를 입힌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2012년 지주사격인 SK㈜ 재무팀장 시절에도 SK텔레시스 유상증자에 SKC가 199억원 상당을 투자하게 한 혐의가 있다.
검찰은 당시 SK텔레시스 대표이사가 최 회장이었던 만큼 두 사람이 공모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최 회장은 개인 골프장 사업과 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 등을 명목으로 SK네트웍스·SKC·SK텔레시스 등 계열사 6곳에서 2235억원 상당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지난 3월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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