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내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난다. 한·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를 위해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경협 관련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음달 말 방미를 추진 중인 이 장관은 이날 협의된 내용을 미국 측과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31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통일부 장관은 내일(6월 1일) 오후 4시 집무실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면담하고 금요일 오후 3시에는 이중명 대한골프협회회장 겸 아난티 그룹 회장을 면담한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금강산 관광 사업자이고, 아난티 그룹은 금강산 골프장 건설 등을 통해 관광사업에 참여해왔다.
이 대변인은 "금강산 관광 사업 등에 대한 사업자의 여러 가지 의견을 들어보고 앞으로 같이 발전시켜나가거나 협의해야 될 부분 등을 폭넓게 논의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면담을 통해 바로 관광 재개 결정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남북은 2018년 평양공동선언 등에서 조건이 마련되는 데에 따라 금강산 관광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현 회장이 남북경협 재개 의지를 밝혀온 것을 감안하면 이번 면담을 통해 경협 안건 등 남북 교류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은 2018년 8월 고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금강산 추모행사 참석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적 있다.
또한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이날 논의된 내용은 다음달 말 이 장관의 방미 일정에서도 중요 의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 장관은 다음달 말 미국을 방문한다. 이 대변인은 "이인영 장관이 한·미정당회담의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6월말 방미를 추진하고 있다"며 "협의가 마무리되는대로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와 같이 전략적 인내를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외교전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남북 대화 채널 복원과 한반도 평화 정책 등 종합적 구상을 미국에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남북 간 대화 재개를 위해 보건 의료 등의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한 미국 측의 지지를 얻어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지원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CNN은 지난 11일 2명의 미국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을 돕기 위한 코로나 백신 및 다른 인도주의 지원에 열려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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