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4일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들의 승진·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한 사람의 인사에 대해 어떤 평을 하기는 어렵다"며 "전체적인 인사 맥락 속에서 평가해주시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탕평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러모로 무난한 인사라는 평이다. 검찰 안팎에서도 이같은 평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부·공판부 검사 우대 기조 아래 특수통 검사들도 여전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되는 이두봉 대전지검장, 박찬호 제주지검장 등이 수평이동 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이었던 대검찰청 차장검사 자리에는 박성진 부산고검장이 자리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서울고검장으로 기용됐고, 이 지검장의 후임은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이 맡는다.
일각에서는 이 지검장과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 대한 인사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한 법조계 인사는 "어차피 인사라는 건 누구에게나 완벽하게 공평할 수 없고 위치에 따라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며 "한 두사람 인사를 가지고 판단한다면 박성진 신임 대검 차장이나 주영환 신임 기조실장 인사는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한양대·성균관대 약진…다섯번째 여성 검사장
법무부는 "출신 지역·학교·기수 등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고, 출신 등에 편중되지 않도록 '공정하고 균형있는 인사를 실시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한양대·성균관대 출신의 약진이다.
검사장급 이상 고위 검사 41명 중 서울대 출신(21명)을 제외하고는 한양대 출신이 가장 많이 이름을 올렸다.
박성진 신임 대검차장을 포함해 박재억 신임 수원고검 차장, 박종근 신임 대구고검 차장 등이 대표적이다.
최경규 신임 의정부지검장, 고경순 신임 춘천지검장 등도 한양대 출신이다. 이 뒤를 이어 고려대가 4명, 연세대·성균관대 출신이 각각 2명씩 승진했다.
성균관대 출신 최성필 서울중앙지검 2차장·김지용 춘천지검장은 각각 대검 과학수사부장과 형사부장에 기용됐다.
'특수통' 수평인사···형사부·공판부 우대 기조도 여전
이번 인사에서는 홍종희 인천지검 2차장의 승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홍 차장이 서울고검 차장으로 승진하면서 역대 다섯 번째 여성 검사장이 됐다.
법무부 여성아동인권과장과 일선 지검의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등을 지낸 홍 차장검사는 여성·아동 피해자의 인권 보호에 힘써 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 차장검사 승진으로 여성 검사장은 노정연 신임 창원지검장, 고경순 신임 춘천지검장 3명으로 늘었다.
검찰 내 특수통 검사로 잘 알려진 주 용인분원장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으로 발탁됐다.
이른바 윤석열 라인으로 알려진 이두봉 대전지검장은 인천지검장으로, 박찬호 제주지검장은 광주지검장으로, 이원석 수원고검 차장검사는 제주지검장으로 이동한다.
박성진 신임 대검 차장은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시절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1심 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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