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10일 "사건 처리 과정에서 '흑을 백으로, 백을 흑'으로 바꾸는 지휘는 결단코 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지검장은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하기 하루 전인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 구성원들에게 보낸 감사 인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근무 당시 발생한 일로 기소가 돼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말했다. 이어 "중앙지검장 부임 이후 왜곡된 시선으로 날선 비판을 받지 않은 날이 없었고, 제 언행이 의도와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지거나 곡해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냉철한 고언과 비판은 저를 겸허히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따뜻한 위로와 격려는 버텨 나갈 수 있는 힘이 됐다"며 "깊이 감사드립니다"고 전했다.
수사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이 지검장은 "기본과 원칙, 상식에 맞는 절제된 수사를 해야 한다고 평소 생각해왔다"면서 "끊임없이 사건을 고민하고, 수사받는 사람 입장에서 단계 단계마다 최대한 수긍할 수 있는 절차를 보장하고, 그에 따라 가장 공정하고 객관적인 결론을 내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돌이켰다.
이를 위해 인권보호수사규칙과 형사사건공개금지등에 관한 규정 등 수사받는 국민이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규정부터 잘 지킬 수 있게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음주문화를 비롯한 시대에 맞지 않는 조직문화가 여전하다는 비판을 받아들여 전문화와 변화를 도모하고, 구성원 개개인 개성과 자율을 최대한 신장시키는 조직문화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지휘해왔다"고 덧붙였다.
이 지검장은 "검사로서 근무하는 동안 선배들에게 배웠던 것처럼 '검사는 수사로만 말한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이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최고의 인재들와 함께 손을 맞잡고 일할 수 있어 크나큰 영광이었고 행복이었다"고 인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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