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동남아시아에서 한국 과일소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가볍고 맛이 좋은 저도주를 찾는 동남아 MZ세대 기호에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하이트진로의 과일소주 수출액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연평균 117% 늘었다.
하이트진로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유흥업소 영업시간 제한으로 국내 주류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미국·중국·동남아시아 등 ‘과일 소주’를 수출한 해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소주의 세계화’에 집중해왔다.
그 결과 소주의 해외 판매가 교민 시장에서 현지인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는 14일 소주 주요 수출국을 대상으로 '현지인 소주 구매율'을 조사한 결과 2016년 30.6%에서 지난해 68.6%로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4년간 현지인의 소주 구매율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국가는 홍콩으로 69.4%포인트 늘어난 87.7%로 나타났다. 홍콩의 2016년 현지인 구매율은 18.3%였다. 코로나19(COVID-19) 발생 이전인 2019년에는 96.3%까지 늘어나기도 했지만 지난해 다소 감소했다.
뒤를 이어 인도네시아가 64.8%포인트 늘어난 74.8%, 말레이시아가 58.2%포인트 늘어난 82.7%로 조사됐다.
국가별 가장 높은 현지인 구매율을 보인 곳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의 현지인 구매율은 2016년 39.8%에서 2019년 76.4%로 증가했고, 지난해 95.1%까지 확대됐다.
현지화 비율이 높은 상위 10위권 내 국가 중 6개 국가가 동남아 국가였으며 8~9위인 미국과 중국도 각각 20%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엔 참이슬, 과일리큐르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축하고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 등 현지 유통망을 개척해 젊은 층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하이트진로는 글로벌 주류기업으로 도약하는데 현지화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2018년부터 현지인 음용 비율 산정 방법과 기준을 수립해 추적 관리해오고 있다. 전체 판매량 중 현지인 음용 비율은 거래처의 국적, 브랜드, 유통채널 등에 따라 산정했다.
하이트진로는 2024년까지 전략 국가 기준 현지인 음용 비율을 약 90% 수준으로 상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황정호 해외사업본부 총괄 상무는 "전세계에 소주 카테고리를 생성해 우리나라 대표 주류인 소주를 세계적인 증류주로 알리고 현지인들에게 품질력과 가치를 인정받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5월말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하이트진로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350억 원, 529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영업제한 등으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장 기대치(영업이익 443억 원)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6018억 원과 531억 원으로 지난 분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올해 전체 실적은 지난해 세운 합병 이후 최대 실적(매출액 2조 2563억원·영업이익 1985억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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