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전학생 에브리봇, 한국판 '로보락'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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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1-06-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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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1위 로봇청소기 기업 에브리봇, 24~26일 수요예측 시작으로 IPO 일정 착수

  • 제품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 입증··· 中 기업 '로보락' 유사기업 선정해 공모가 상승

에브리봇CI



로봇청소기 전문 기업 에브리봇이 이번 주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기업공개(IPO) 일정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의 대표적인 기업으로서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유사 기업으로 중국의 '로보락'이 포함되며 일각에서는 기업가치가 고평가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브리봇은 오는 24~26일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공모 절차를 시작한다. 이달 중 일반 청약까지 문제 없이 완료할 경우 다음달 상장이 예상된다. 에브리봇은 이번 공모를 통해 총 112만주를 발행한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3만2600원~3만6700원으로, 공모가 상단 기준 기업가치는 약 2238억원에 달한다.
 
국내 로봇청소기 선도 기업··· 2년새 매출 3배 이상 증가 

2015년 설립된 에브리봇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표 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퀴 없는 물걸레 로봇청소기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으며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했다. 특히 2019년 출시한 엣지(EDGE) 모델은 현재 회사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2018년 133억원이던 회사 매출은 지난해 492억원으로 세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460만원에서 약 130억원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로봇청소기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회사의 성장성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로봇협회에 따르면 가사용 개인서비스 로봇의 판매량은 지난 2019년 1860만대에서 지난해 2160만대로 증가했다. 오는 2023년에는 486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전년(1000억원) 대비 56% 증가한 157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이 중 에브리봇의 점유율은 약 35.6%로 나타났다. 최근 LG전자 등 대기업의 시장 진출이 이뤄지고 있지만, 가격과 성능 측면에선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주당 최대 3만6700원으로 책정된 기업가치는 다소 비싸다는 의견도 나온다. 에브리봇은 중국 최대의 로봇청소기 기업 중 하나인 스터우커지(石頭科技, 로보락)를 유사 기업에 포함하며 공모가가 상승했다. 로보락은 최근 4개 분기 순이익이 반영된 주가수익비율(PER)이 57.7배로 비교군으로 선정된 기업들보다 현저히 높다. 로보락을 제외할 경우 유사 기업군의 평균 PER은 21.1배에서 16.28배로 줄어든다. 이를 적용한 에브리봇의 기업가치는 2925억에서 2156억원으로 하락한다. 공모가액 희망범위 역시 3만2600원~3만6700원에서 약 2만4000원 ~ 2만7000원으로 감소하게 된다.
 
中 증시서 이례적 상승 기록한 '로보락'과 비교··· 고평가 우려도

로보락은 '중국판 나스닥'이라 불리는 상하이거래소 커촹반(科創板, 과학혁신판)에 상장된 로봇청소기 전문 기업이다. 지난해 IPO 이후 현재까지 급격한 주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공모가 271.1위안으로 증시에 입성한 뒤 상장 첫 날 85.27% 올랐다. 이후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 마오타이) 이후 처음으로 1000위안 고지를 돌파하며 중국 본토 증시 역사를 새로 썼다. 최근 주가도 1422.94위안으로 여전히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마오타이 주가를 따라잡은 본토 상장사들이 곧 급락을 겪었던 것과 달리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로보락의 이례적인 주가 상승세의 배경에는 거대한 중국 시장과 함께 대표적인 중국 IT 기업인 샤오미가 자리잡고 있다. 중국 로봇청소기 시장의 1위 기업은 커워쓰(科沃斯, 에코백스)로, 아직까지 로보락의 점유율은 3~4위 수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IPO 이후 빠른 주가 상승을 기록한 것은 '샤오미 생태계'에 포함된 기업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보락은 지난 2014년 설립 이후 샤오미의 로봇청소기 제조 파트너사로서 단기간 빠른 성장을 이뤄냈다. 중국 내 대표적인 엔젤투자자인 레이쥔 샤오미 창업주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는 설명이다.

사업적 특성을 고려하면 에브리봇과 로보락은 유사성이 크다. 그러나 주가 측면에서 보면 현지에서도 '거품' 우려가 불거지고 있는 기업인 만큼 향후 수요예측과 청약 과정에서 고평가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의 잠재력과 샤오미라는 '배경'을 고려하면 두 기업의 비교가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제품의 경쟁력과 국내 시장의 잠재력을 봤을 때 향후에도 회사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PER이 높은 중국 기업과 비교가 이뤄지며 공모 가격이 다소 높은 느낌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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