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000만회분 백신 공여 계획 완성...5억회분 화이자 백신 공유 맛보기
2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은 설명자료를 통해 5500만회분의 코로나19 백신 공유 계획을 공개했다. 이는 앞서 지난 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달 말까지 자국의 코로나19 백신 공급 물량 중 최소 8000만회분(아스트라제네카 6000만회분·얀센 2000만회분)을 전 세계에 공유하겠다고 발표했던 계획의 일환이다.
당시 백악관은 우리나라와 대만 등에 2500만회분의 백신을 우선 배포하는 계획을 공개하고, 이후 실제 대상국들에 백신 배포를 시작한 상태다. 이날 계획은 당시 발표한 물량 중 나머지 5500만회분에 대한 내용이다.
아울러 백악관은 지원 전체 물량 중 75%는 백신 공동개발·구매를 위한 국제사회 협의체인 '코백스(COVAX)'를 통해 전달하고, 나머지 25%는 코로나19 급증 사태를 겪는 국가들에 직접 공여하겠다는 기조를 세운 상태다.
미국은 코백스를 통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페루, 에콰도르 등 중남미 지역 16개국에 1400만회분 △대만, 인도, 네팔, 아프가니스탄, 태국, 베트남 등 동남·남아시아 지역 18개국에 1600만회분 △아프리카연합(AU)을 통해 선정되는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에 1000만회분의 백신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 외에 1400만 도스는 이집트,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 남아프리카, 이라크, 콜롬비아, 나이지리아 등 30개국에 직접 지원된다.
다만, 이번 달 말까지 8000만회분의 백신 배포를 완료하겠다는 당초 목표는 다소 지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공급 물량 문제가 아닌 물류 상의 장애로 인해 백신 배포가 지연하고 있다"면서 "각 대상국이 주사기와 알코올 솜 물량, 냉동보관 시설을 확보하고 세관 절차를 정리하는 등 물류 상의 복잡성을 해결하고 백신을 받을 준비를 마치면 백신을 배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는 별도로 올여름부턴 G7이 10억회분 이상의 백신을 공유하는 계획도 가동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중 5억회분을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으로 92개 중·저소득 국가와 아프리카연합 회원국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USIDFC)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군사 협의체인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와의 협력을 통해 아프리카 지역과 인도에서 10억회분 이상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시설도 구축할 예정이다.
◇WHO, 남아공에 '백신 거점' 구축...지역별 백신 거점 1호
WHO 역시 코로나19 백신을 전 세계에 고르게 공유하기 위한 노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화상 언론 회견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전령 리보핵산(mRNA) 백신 기술을 이전 거점(허브)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발표했다.
mRNA 백신 기술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사용한 기술이다.
남아공 백신 거점은 제약사인 '바이오백'과 생명공학 기업인 '아프리젠 생물제제&백신'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ACDC)와 대학교 등이 공동 참여한 컨소시엄이 직접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거점에서 바이오백과 대학들은 mRNA 백신 기술을 개발·이전·교육하고 아프리젠은 직접 생산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숨야 스와미나탄 WHO 최고 과학자는 "9∼12개월 안에 우리는 아프리카에서 생산된 백신을 보게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향후 mRNA 백신 기술을 보유한 대기업들도 해당 사업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WHO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각 지역에 백신을 생산·공급하는 중심 기지를 구축하는 작업을 지난 4월부터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해 '세계현지생산포럼(WLPF·World Local Production Forum)'을 결성했다.
WHO는 오는 21~25일 화상으로 진행되는 제1회 WLPF 행사에서 이번 발표에 대한 더욱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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