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버린 집값’이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휩쓸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23일 국내외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경기회복을 위해 실시한 각국의 유동성 확대 정책이 전 세계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초저금리 정책과 유례없는 양적완화책, 부족한 주택 재고 등의 요인이 합쳐지면서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인데, 일각에선 부동산 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 직전의 부동산 버블을 연상시킨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유럽 주택가격, 사상 최고치 찍었다
문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주택가격 등 가파른 물가상승에도 기존의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집값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전국 부동산중개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존주택 중위가격은 작년 동월 대비 23.6% 급등한 35만300달러(약 3억9818만원)를 기록했다. 이는 NAR이 집계를 시작한 1999년 이후 연간 상승률 최고치다. 또 미국 기존주택 중위가격이 35만 달러를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의 집값도 치솟고 있다. 네덜란드 통계청은 5월 기존 주택가격이 작년 대비 12.9% 올라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ECB가 이번 주 초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주택가격 상승률도 2007년 중기 이후 가장 높은 5.8%로 집계됐다.
세계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최근 1년간 주요국 주택 가격 상승률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스웨덴의 집값 오름폭이 가장 높았고, 덴마크가 그 뒤를 이었다. 두 나라의 주택 가격 상승률은 15% 이상에 달했다. 러시아, 미국, 한국, 캐나다, 독일, 네덜란드, 영국, 대만, 브라질 등의 집값 상승률은 10~15%로 집계됐다. 주택가격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진 홍콩, 일본 등의 상승률은 2~3%로 비교적 낮았고, 스페인의 집값은 오히려 추락했다.
주택가격 급등은 거래 건수 감소로 이어졌다. 5월 미국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580만건(연간 환산)으로, 전월 대비 0.9%가 줄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네덜란드의 5월 주택 매매 건수도 1만6126건으로 작년 동월 대비 12.1% 줄었다.
일부 전문가는 이를 두고 미국 주택 가격이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고 판단, 집값 하락을 예상했다. 이언 셰퍼슨 판데온 매크로이코노믹스 수석 경제전문가는 "주택 판매 감소와 재고 증가는 집값 급등에 대한 압박이 곧 사라질 것을 의미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밝혔다.
그러나 각국 중앙은행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행한 경기부양책을 당분간 유지하는 만큼 주택 가격이 지금보다 더 뛸 거란 전망도 있다. 애덤 슬레이터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경제전문가는 "(중앙은행의) 느슨한 통화정책은 자산 가격을 더 끌어올릴 수 있고, 이는 결국 급격한 가격 조정(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집값 급등이 수요는 많고 공급은 부족한 '수급 불일치'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연준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으로 미국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며 수요를 자극했지만 주택 공급은 줄어들고 있다. NAR에 따르면 5월 매물로 나온 미국의 기존주택은 123만 가구로, 작년 대비 20.6% 급감했다.
로런스 윤 NAR 수석 경제전문가는 "기본적으로 주택 매매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다. 그러나 적정 가격의 주택 재고가 부족해 신규 수요가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가격 급등 배경을 설명했다.
저금리 시대 속에서 자금력을 가진 투자기관, 임대업체들이 집값을 이끌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연준의 주택저당증권(MBS) 매입 규모를 줄이거나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21일 한 공개 토론회에서 "최근 집값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고, 이는 투자기관들의 집중적인 주택 매입 때문"이라며 "단독 주택 구매자들이 계속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매달 400억 달러 규모의 MBS 매입이 주택 시장을 위해 계속 필요한지 따져보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미국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이날 단독 주택 임대 업체인 '홈 파트너스 오브 아메리카(HPA)'를 6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블랙스톤이 미국 주택가격의 추가 상승을 예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HPA는 미국 전역에 1만7000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韓, 강남 아파트 사려면 50년 걸린다
23일 국내외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경기회복을 위해 실시한 각국의 유동성 확대 정책이 전 세계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초저금리 정책과 유례없는 양적완화책, 부족한 주택 재고 등의 요인이 합쳐지면서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인데, 일각에선 부동산 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 직전의 부동산 버블을 연상시킨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유럽 주택가격, 사상 최고치 찍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전국 부동산중개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존주택 중위가격은 작년 동월 대비 23.6% 급등한 35만300달러(약 3억9818만원)를 기록했다. 이는 NAR이 집계를 시작한 1999년 이후 연간 상승률 최고치다. 또 미국 기존주택 중위가격이 35만 달러를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의 집값도 치솟고 있다. 네덜란드 통계청은 5월 기존 주택가격이 작년 대비 12.9% 올라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ECB가 이번 주 초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주택가격 상승률도 2007년 중기 이후 가장 높은 5.8%로 집계됐다.
세계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최근 1년간 주요국 주택 가격 상승률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스웨덴의 집값 오름폭이 가장 높았고, 덴마크가 그 뒤를 이었다. 두 나라의 주택 가격 상승률은 15% 이상에 달했다. 러시아, 미국, 한국, 캐나다, 독일, 네덜란드, 영국, 대만, 브라질 등의 집값 상승률은 10~15%로 집계됐다. 주택가격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진 홍콩, 일본 등의 상승률은 2~3%로 비교적 낮았고, 스페인의 집값은 오히려 추락했다.
주택가격 급등은 거래 건수 감소로 이어졌다. 5월 미국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580만건(연간 환산)으로, 전월 대비 0.9%가 줄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네덜란드의 5월 주택 매매 건수도 1만6126건으로 작년 동월 대비 12.1% 줄었다.
일부 전문가는 이를 두고 미국 주택 가격이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고 판단, 집값 하락을 예상했다. 이언 셰퍼슨 판데온 매크로이코노믹스 수석 경제전문가는 "주택 판매 감소와 재고 증가는 집값 급등에 대한 압박이 곧 사라질 것을 의미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밝혔다.
그러나 각국 중앙은행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행한 경기부양책을 당분간 유지하는 만큼 주택 가격이 지금보다 더 뛸 거란 전망도 있다. 애덤 슬레이터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경제전문가는 "(중앙은행의) 느슨한 통화정책은 자산 가격을 더 끌어올릴 수 있고, 이는 결국 급격한 가격 조정(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집값 급등이 수요는 많고 공급은 부족한 '수급 불일치'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연준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으로 미국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며 수요를 자극했지만 주택 공급은 줄어들고 있다. NAR에 따르면 5월 매물로 나온 미국의 기존주택은 123만 가구로, 작년 대비 20.6% 급감했다.
로런스 윤 NAR 수석 경제전문가는 "기본적으로 주택 매매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다. 그러나 적정 가격의 주택 재고가 부족해 신규 수요가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가격 급등 배경을 설명했다.
저금리 시대 속에서 자금력을 가진 투자기관, 임대업체들이 집값을 이끌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연준의 주택저당증권(MBS) 매입 규모를 줄이거나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21일 한 공개 토론회에서 "최근 집값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고, 이는 투자기관들의 집중적인 주택 매입 때문"이라며 "단독 주택 구매자들이 계속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매달 400억 달러 규모의 MBS 매입이 주택 시장을 위해 계속 필요한지 따져보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미국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이날 단독 주택 임대 업체인 '홈 파트너스 오브 아메리카(HPA)'를 6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블랙스톤이 미국 주택가격의 추가 상승을 예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HPA는 미국 전역에 1만7000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韓, 강남 아파트 사려면 50년 걸린다
국내 부동산의 경우 이 같은 세계적인 흐름에 더해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불을 질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내놓은 25차례의 부동산 정책에도 집값은 ‘널뛰기’를 반복했다.
이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발표한 ‘지난 4년간 서울아파트 시세변동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4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5억7000만원(30평형 기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 자료에 따르면, 2017년 6억2000만원이었던 30평형 아파트는 현재 11억9000만원으로 폭등했다. 당시 평당 서울 아파트값은 2061만원이었으나, 지금은 1910만원(93%)이 오른 3971만원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서울 아파트 구입에는 25년이 걸릴 전망이다.
경실련은 “서울 30평형 아파트 매입에 걸리는 시간을 계산해 보니 2017년 당시 처분가능소득 평균인 4520만원(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을 기준으로, 구입까지 14년이 소요됐다”며 “그러나 문재인 정부 4년간 아파트값은 두 배 가까이 올랐으나 실질소득은 298만원(7%)밖에 오르지 않아 이제 소득을 전액 모으더라도 아파트 매입까지는 25년이 걸린다. 4년 전 14년보다 무려 11년이 늘어난 수치”라고 강조했다.
서울 아파트 중에서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살펴보면, 2017년 5월 당시 강남 아파트값은 평당 4334만원이었으나, 4년이 지난 현재 3623만원(84%)이 올라 7957만원이 됐다. 30평형 아파트로 환산하면 13억원이었던 아파트가 10억9000만원이 올라 23억9000만원이 된 것이다.
2017년에도 강남 30평형 아파트를 매입하려면 29년이 걸렸는데, 이제는 50년을 꼬박 모아야 강남 아파트를 살 수 있게 됐다. 소득하위 20% 이하 저소득층이 강남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237년이 걸린다.
경실련은 “강남 아파트의 경우 4년 전보다 가격이 84% 올랐는데, 이를 소득상승액과 비교하면 365배에 달하는 수치”라며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앞세우던 것과는 다르게 소득을 전액 모으더라도 아파트를 사려면 50년이 걸린다. 이는 4년 전보다 무려 21년이 더 늘어난 것으로, 결국 불로소득이 주도한 거품 성장만 이룬 셈“이라고 꼬집었다.
강남 3구를 제외한 비강남 22개구 아파트의 가격변동 조사 결과,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비강남 지역이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4년 전 비강남 아파트값은 평당 1751만원이었으나, 현재는 1676만원(96%)이 올라 3427만원으로 확인됐다. 30평형 아파트로 환산하면 5억3000만원이던 아파트가 5억원이 올라 10억3000만원이 됐다. 비강남 아파트값 상승률은 강남 상승률인 84%보다 높게 나타났다.
경실련은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 급격한 가격상승이 있었는데, 원상회복(2017년 5월 취임 이전 수준)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1년 뒤인 지난 1월 기준으로 오히려 1억7000만원(평당 559만원)이 더 올랐다"며 "임기는 점점 짧아지는데 원상회복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유동성과 공급부족 문제를 이야기해 왔는데 정부의 정책 실패가 부동산가격 상승을 부추긴 꼴이 됐다”며 “진단을 잘못했기 때문에 잘못된 정책이 나온 것이다. 지금과 같은 정책으로 계속 간다면 내년에도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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