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규율에 '업권법' 거론한 금융위...제정 속도 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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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1-06-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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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공정거래 규제' 특금법 개정안에

  • "업권 기본법이 규율할 사항" 보고

  • 은성수, 대정부질문서 입장 유보

  • 제정안 검토 후 與 TF에 보고해야

[그래픽=아주경제]


당정이 가상자산(코인) 투자자 보호방안 입법화 논의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가 코인 거래 규율에는 '업권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코인 투자자 보호 필요성에 당정이 한목소리를 내면서 업권법 제정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24일 금융당국과 국회 등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에 대해 '입법 곤란' 입장을 지난 3월 정무위에 전달했다.

이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시세조작, 과도한 수수료 책정 등 코인 거래소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규율하는 내용이 골자다. 거래소의 부당행위로 투자자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거래소 영업 행위를 규제해 투자자를 보호하자는 취지다. 거래소가 규율을 어기면 손해배상책임, 벌금 등을 물 수 있도록 했다. 현행 특금법에는 영업 행위에 대한 규정이 없다.

하지만 금융위는 "불공정 거래 행위 규제 등은 해당 업권의 기본법이 규율할 사항"이라고 정무위에 보고했다. 현행 특금법의 제정 목적은 '금융회사 등'에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차단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각 금융업권의 영업 행위를 특금법에서 규제하는 것은 법 취지와 맞지 않다는 의미다.

전날 출범(킥오프)한 더불어민주당 가상자산 태스크포스(TF)는 금융위가 이러한 입장을 낸 것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도 투자자 보호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보호 장치를 규정한 업권법 제정을 금융위가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TF 한 관계자는 "현행법상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금융위 입장"이라며 "그렇다면 새로운 법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에 금융위가 반대한다면 불법 행위를 방치하자는 얘기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투자자 보호 방안을 잇따라 내놓는 중이지만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위는 시세조종을 예방하고자 특금법 시행령을 개정해 거래소의 자체 발행한 코인 취급 및 임직원의 자사 거래를 금지시켰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시세조종을 막는 자본시장법(제176조)과 비교하면 장치가 미약할 수밖에 없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일론 머스크가 국내에서 '장난'을 치면 사법처리가 된다"면서도 "그런데 이것(코인)이 주식이 아니어서 사법처리 대상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가 업권법 제정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은 위원장은 전날 코인 법안 제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의에 답변을 유보했다. 그는 "정부가 (시장을) 엄격히 규제하면 피해자는 줄겠지만 시장이 죽을 수 있다는 주장과 시장을 살리면 피해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 팽팽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여당을 중심으로 가상자산업법(이용우 의원), 가상자산업 발전 및 이용자 보호법(김병욱 의원), 가상자산거래법(양경숙 의원) 등 코인 업권법 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민주당은 금융위에 이들 제정안이 현실성이 있는지 검토한 후 다음 가상자산 TF 회의 때 보고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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