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7일 “깜깜이 선택을 방지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댓글이나 평점 시스템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망 사건 등) 점주 사고가 발생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기업에는 블랙 컨슈머를 관리하는 전문 인력이 상주하고, 대응을 위한 내부 지침과 교육과정이 마련돼 있다. 플랫폼에서도 ‘점주가 알아서 처리해라’라고 방치할 사안이 아니라 자체 매뉴얼을 만들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플랫폼마다 악성 리뷰와 별점 테러를 위한 처리 지침은 존재한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전담조직을 통해 허위리뷰를 단속하고, 악성 리뷰를 30일간 블라인드 처리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새우튀김 갑질’ 사태 이후 점주 보호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악성 리뷰 신고 절차 과정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런 조치는 평점이 생계에 직결되는 소상공인들을 보호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전문가들은 플랫폼이 단순히 댓글 창을 만들어 노출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판매자와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이를 위한 세부적인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영 고려대 융합경영학부 교수는 “악성 리뷰 문제는 (배달앱이 활성화되기 전부터) 존재해왔다. 가뜩이나 규제가 많은 상황에서 소수의 악성댓글 문제를 정부나 국회가 나서 제도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플랫폼 내에서 풀 방법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며 “단순 합산 평점을 노출하는 대신 해당 가게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한 소비자와 부정적으로 답한 소비자를 비율로 보여주면 단순하면서도 편하게 평가할 수 있다. 사용자 수준도 과거보다 높아졌기 때문에 자생적인 노력을 먼저 시행하고, 그 이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 규제를 생각하는 것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은희 교수도 “고객들이 올린 모든 리뷰를 외부에 노출하고, 평균값 중심으로 가게를 평가하는 방식이 적절한지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독특하게 튀는 댓글이나 평점은 일단 감추고, 플랫폼이 소비자와 판매자를 중재한 뒤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을 고민해봐야 한다”며 “시장 참여자 대부분은 선량하지만, 나쁜 점주·소비자도 일부 있다. 이 소수가 많은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플랫폼에서도 이들을 통제할 수 있는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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