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추싱發 후폭풍...中공산당, 해외상장 기업 단속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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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최예지 기자
입력 2021-07-0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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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중앙·국무원 6일 '주식시장 위법 활동 관련 의견' 발표

  • 해외상장 중국기업 관리 감독 강화에 초점

  • 미·중 신냉전 속 중국 기술기업 미국 상장 '급제동' 걸려

디디추싱 [사진=웨이보 갈무리]

중국 정부가 해외 증시에 상장하거나 상장할 자국 기업들에 대한 본격적인 관리 감독 강화에 나섰다.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자본시장에 거센 후폭풍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中 자국 기업 미국 상장 규제 강화 선포

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중앙판공청과 국무원판공청은 전날 ‘주식시장 위법 활동에 대한 엄격한 법적 조치 관련 의견’(이하 의견)을 발표했다.

의견은 증권 시장의 불법 활동을 단속하고 자본시장의 발전을 촉진한다는 내용인데, 여기에는 해외 상장 중국기업(中概股, 중가이구)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해외 기업공개(IPO) 규제 고삐를 조인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당국은 해외 상장한 중국기업 관리감독 강화를 위한 체계적인 매커니즘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해외에 상장한 기업들의 데이터 안전 책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비밀 유지 및 문서관리 업무에 대한 규정을 수정하기로 했다. 국가 간 회계 감사에 대한 협력도 공고히 한다. 중국 기업의 정보 유출, 데이터 보안 유지 등을 위해서다.

또 의견에는 중국 기업이 해외 IPO에 나설 때 적용되는 특별 규정을 수정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관련 부서와 담당자를 명확히 해 해외 상장에 대해 전면적인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예를 들면 현행 법규에선 해외 상장하려는 중국기업은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승인만 받으면 되지만, 앞으로는 중국 '사이버안보 사령탑'인 인터넷정보판공실 등과도 협조해 인터넷 보안 심사 등을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사진=디디추싱 로고]

거센 디디추싱발 후폭풍...중국 상장사, 뉴욕증시서 줄줄이 급락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당국이 해외 상장한 중국기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한 것은 자본 시장에서 불법적인 행위가 늘어나고 있어 경제, 금융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이 해외 상장에 나서는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이미 해외 상장된 기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미국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자국 기업의 시도를 차단하려 하는 것이라고도 WSJ는 분석했다. 

최근 들어 중국 당국은 자국 차량호출 플랫폼 디디추싱(滴滴出行)을 시작으로 국가 안보란 명분 하에 미국 증시에 상장된 자국 기업에 노골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7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디디추싱 주가는 19.52%나 급락했다. 장중 한때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디디추싱 외에 중국 당국이 인터넷 안보 심사 대상으로 지목한 구인구직 플랫폼 보스즈핀(BOSS直聘)과 만방그룹(滿幫集團)도 이날 각각 15.95%, 6.41% 하락 마감했다.

이들 기업 외에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다른 대형 기술주들도 디디추싱발(發) 악재를 피해가지 못했다.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두(百度)와 징둥(京東)은 각각 4.96%, 5.04% 하락했으며,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阿裏巴巴)는 2.88% 떨어졌다. 바이두와 알리바바는 홍콩 증시에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에 상장한 중국계 기업은 모두 34곳으로, 당분간 디디추싱발 리스크로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IPO 시장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중국은 올 상반기 세계 IPO 시장에서 가장 많은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국가였다. 특히 올해 미국 자본시장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이 유독 많았는데, 4월 30일 이전 1년 간 중국 기업들이 뉴욕증시 IPO를 통해 모금한 자금만 175억5000만 달러(약 19조9561억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배 증가한 수준이다.
 
미국 상장 준비하던 중국 기업들, 본토·홍콩行

이를 계기로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본토 시장이나 홍콩 시장으로 '회귀'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WSJ는 디디추싱 사태 여파로 뉴욕 증시를 통한 IPO를 준비하던 일부 중국 기업들이 IPO 절차를 중단하거나 홍콩증시에 대신 상장하는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곧바로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가 발행 주식을 되사들여 미국 증시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 사유화를 선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로이터는 미·중간 관계가 악화되면서 나스닥에 상장된 웨이보가 상장 폐지를 논의 중이라면서 웨이보가 나스닥 상장 폐지 후 중국 증시에 재상장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웨이보는 이날 성명을 통해 로이터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찰스 차오 회장도 웨이보의 비상장 전환과 관련해 논의한 적이 없다고 알려왔다"고 반박했다.

이외에도 뉴욕증시 상장을 검토하고 있던 인공지능(AI) 관련 한 벤처회사가 상장 계획을 접었고, 기업용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또 다른 회사도 상장 계획을 재검토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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