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조합원 2년 의무거주 백지화…압구정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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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1-07-1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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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규제 후 초기 재건축 단지 사업 속도…조합설립인가 득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주변 부동산 모습. [사진=연합뉴스]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 단지 조합원이 분양권을 얻으려면 2년간 실거주하게 하려 한 정부의 규제 방안이 철회됐다.

재건축 조합원의 실거주 의무 부여 방안은 지난해 6·17 대책의 핵심 내용이었으나 야당 의원들의 반대로 법 통과가 지연되다 법안에서 빠지게 된 것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2일 국토법안소위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대표발의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중 재건축 조합원에게 실거주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을 빼기로 했다.

이 법안은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조합원이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해당 단지에 2년 이상 실거주하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서울 강남권의 오래된 재건축 단지는 집이 낡고 협소해 집주인이 대부분 외지에 살면서 전월세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 조합원에게 2년 거주 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사실상 재건축 사업의 중단으로 인식됐다.

갑자기 집주인이 조합원 분양권을 얻기 위해 재건축 단지로 들어가려 하면서 세입자만 애꿎게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보통 법안이 국회 상임위 법안심사소위 등 중요 단계를 통과하지 못하면 자동폐기될 때까지 내버려 두는 관행이 있었으나 당정은 이날 이 법안을 안건에 올려 처리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을 없앤다는 취지다.

이번 정부에서 나온 부동산 대책 중 주요 규제가 철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조합원 실거주 의무 부여 방침이 발표된 이후 서울 압구정동 등 초기 재건축 단지의 사업 속도만 올라갔다.

당정의 후속 입법이 추진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초까지 강남구 개포동 주공 5·6·7단지를 비롯해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방배동 신동아, 송파구 송파동 한양2차,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 양천구 신정동 수정아파트 등이 재건축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압구정동에서도 올 2월 4구역을 시작으로 5·2·3구역 등이 잇달아 조합설립 인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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