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팩스라니!"…금융사 간 ISA 계좌 이전 전산망 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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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입력 2021-07-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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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자산관리 주목 고객↑…주식ㆍ펀드 담기 가능

  • 금투협 주관 계좌이전 절차 5년째 非전산화 불편

시중은행 한 지점 창구의 모습. [사진=자료사진]

[데일리동방] 한 계좌에 예·적금, 펀드, 주식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운용할 수 있는 ISA(Individual Savings Account·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가 안정적 투자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금융회사 간 계좌 이전 작업이 디지털화 돼 있지 않아 고객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부터 ISA를 활용한 주식 투자가 열렸음에도 범금융권을 아우르는 전산망 구축은 수년째 진척이 없는 상태다.

13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ISA 계좌이전 절차는 5년여 전부터 금융투자협회(금투협) 주관으로 운영 중이다. 국내 주식 투자가 가능한 투자중개형 ISA가 올해 1월 신설되면서 금투협 중심의 계좌 이전 절차가 전면 전산화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간 고객들은 ISA 계좌 이전을 위해 최초 가입 영업점을 찾아 해지 후 신규 가입점을 다시 찾아야 하는 수고를 감수해 왔다. 하지만 개별 금융회사 자체의 금융 업무는 고도화된 비대면 디지털 기술이 적용되고 있는 반면, 여전히 타 사로의 ISA 계좌 이전은 유선전화와 팩스로만 처리할 수 있다.

결국 피해는 고객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주식 열풍 속에 증권사 ISA 계좌 신설을 희망하는 고객의 경우, 기존 은행 계좌 해지부터 재가입까지 최소 2~3일이 소요된다. 일반 예·적금 또는 카드 발급 업무를 모바일 앱(어플리케이션)에서 불과 4~5분 만에 마칠 수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금투협도 전산망 구축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ISA 계좌 이전을 목적으로 모든 금융권을 아우르는 전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야 하고 금투협 차원에서 독단적으로 처리하기도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금투협이 키를 잡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금융당국이 협의점을 찾아줘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달 초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ISA 계좌 이전을 둘러싼 고객 불편 사례를 들며 금융당국이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윤 의원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ISA 계좌 이전이 전산으로 처리되지 못한 채 팩스나 유선전화로 이뤄지고 있다. 시간이 오래 소요돼 고객들이 이전을 포기하거나 해지 후 타사에 재가입하는 불편과 손실을 감수해고 있다"며 "퇴직연금 이전과 같이 ISA 역시 간소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ISA 계좌이전 절차가 금투협 주관 하에 있는 사실을 주지하면서도 업무절차 개선을 위한 관련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 측은 "아직까지 금융사 간 계좌 이전 업무 절차가 전산화 돼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며 "ISA 가입자들의 편의성 제고를 위해 관련 절차를 전산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어 "금투협을 중심으로 시스템 마련 등 업무절차 개선을 위한 협의를 금융사들과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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