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균 전 국무총리[사진=연합뉴스]
여권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코로나19 방역 책임을 놓고 맞붙었다. 정 전 총리는 서울에서만 연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0명 이상 발생하는 건 서울시 방역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오 시장은 조용히 방역에 전념할 수 있게 해달라며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정 전 총리는 14일 페이스북에 앞서 서울시에서 4차 대유행 책임이 문재인 정부에 있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낸 것과 관련해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방역을 두고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며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대단히 유감스러운 방식"이라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상대 당 대선 경선에 나선 이재명 경기지사의 말 한마디에도 시시콜콜 태클 걸던 오 시장이 정작 자신의 책임인 방역 문제에는 뒤로 쏙 빠진 채 다른 사람(김도식 정무부시장)을 내세워 정부를 비판하는 모습"이라며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대단히 유감스러운 방식"이라고 했다.
이는 앞서 김도식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내놓은 입장문을 정면 반박하는 것이다. 김 정무부시장은 입장문을 통해 "정부·여당 관계자들이 일제히 4차 대유행에 대한 서울시 방역 책임론을 들고나왔다"며 "내로남불과 국민 편 가르기 말고 백신 확보에 전념하는 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전직 방역 사령관으로 걱정스럽고 안타깝다. 지금은 누굴 탓할 때가 아니라 국가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서울시는 먼저 방역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빠트린 것은 없었는지 점검부터 하기 바란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총리 재직 당시 K-방역을 주도해 온 '방역 사령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면서 "지자체는 정부의 방역지침에 충실히 따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며 "대통령을 비난할 시간에 백신 접종상황과 검역이 얼마나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현장을 방문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다른 사람을 내세워 정부를 비판했다'는 정 전 총리의 지적에 사실이 아니라며 정면 반박했다. 오 시장은 15일 페이스북에 "다른 사람 뒤에 숨었다는 것은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발언 해프닝을 말씀하신 것으로 보이는데, 취재해보면 저에게 미안해하실 정도로 사실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평소답지 않게 신중하지 못하셔서 다소 의외"라고 했다.
이어 오 시장은 정 전 총리를 향해 "사실을 알게 돼 미안한 마음이 드시면 글을 조용히 내려달라. 사과로 받아들이겠다"며 "앞으로도 잘못된 사실관계만큼은 바로잡겠다. 조용히 일에 전념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이에 정 전 총리는 오 시장을 겨냥한 글을 또 올리며 추가 공격에 나섰다. 정 전 총리는 "오세훈 후배님, 충고의 말 잘 새겨듣겠다니 고맙다"며 "시장의 정무를 총지휘하는 정무부시장이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말을 모르고 계셨다니 그건 시장으로서 책임질 일이지 제게 공개 사과를 요구할 일은 아니다"며 '오 시장 책임론'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오늘(15일)도 서울시 확진자가 600명을 넘어섰다. 저에 대한 장문의 글을 올릴 시간에 서울시 방역을 한 번 더 챙겨주기를 진심으로 부탁드린다"며 "지금 이렇게 한가할 때가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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