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반독점 규제 칼날에 중국 양대 인터넷공룡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상호 서비스를 차츰 개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이르면 몇 달 내 자사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몰과 티몰에서 물품 구매 시 이용자들이 텐센트의 모바일 결제서비스인 위챗페이를 통해 결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텐센트도 자사 모바일메신저 위챗 이용자들이 미니앱(샤오청쉬)을 통해 쉽게 알리바바 산하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 중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중국 당국이 반독점 규제를 앞세워 자국 인터넷기업 '옥죄기'에 나선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WSJ는 “중국 인터넷 사업은 알리바바와 텐센트라는 최대 라이벌을 중심으로 크게 두 진영으로 나눠져 있다”며 “양측 간 서비스 개방은 중국 인터넷 소비자에게 있어 막대한 변화를 의미한다”고 평했다.
사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그동안 모바일결제, 전자상거래, 음식배달 등 다방면에서 경쟁을 벌이며 중국 인터넷 기업들을 '편 가르기'해 왔다.
예를 들면 모바일결제 서비스 알리페이, 음식배달 업체 어러머, 전자상거래업체 쑤닝, 신선식품업체 허마셴성 등은 '알리바바 진영'으로, 전자상거래업체 징둥, 음식배달 업체 메이퇀, 모바일결제서비스 위챗페이 등은 '텐센트 진영'으로 구분하는 식이다.
이같은 라이벌 구도 속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각각 자신의 진영에 속한 기업에는 상대 측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요구해왔다. 이런 '양자택일' 행태로 애꿎은 중소업체나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으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중국 당국이 자국 인터넷기업에 대한 독점 행위 단속을 강화하면서 양자택일 행태에 철퇴를 가하기 시작했다. 알리바바는 지난 4월 양자택일 등 독점행위로 시장총국으로부터 182억 위안(약 3조원)의 벌금형을 부과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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