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1등으로 투어 카드를 잃었던 전예성(20)이 신데렐라처럼 여왕의 왕관을 머리에 썼다.
2021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생 대회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상금 8억원) 최종 4라운드 경기가 18일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 골프장 산길·숲길 코스(파72·6539야드)에서 열렸다.
경기 결과 전예성은 버디 6개, 보기 1개를 엮어 5언더파 67타를 때렸다.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허다빈(23·19언더파 269타)과 연장 승부를 펼쳤다. 연장 1차전 결과 전예성이 파를 기록하며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은 1억4400만원.
챔피언 조로 출발한 전예성은 1번 홀(파5) 버디를 낚았다. 3번 홀(파4) 티잉 그라운드에서 날린 공이 페어웨이 좌측 해저드 지역으로 날아갔다. 결국, 벌타를 받고 보기를 범했다.
7번 홀(파5)부터 순위표가 어지러웠다. 8명의 선수가 공동 선두에 포진했다. 최혜진(22), 임희정(21) 등 걸출한 선수들도 우승 경쟁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어진 8번 홀(파4) 전예성은 2온 1퍼트 버디로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 9홀 1타를 줄인 그는 11번 홀(파5) 버디를 추가했다. 어프로치가 깃대와 1m 거리에 떨어졌다. 거침이 없었다.
하지만, 우승은 어려워 보였다. 허다빈의 기세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허다빈은 15번 홀(파5)부터 17번 홀(파3)까지 3홀 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전예성은 차분하게 갔다. 14번 홀(파4)과 15번 홀 버디를 낚았다. 그리고 17번 홀 보란 듯이 버디를 기록했다.
두 선수는 19언더파 269타로 동률을 이루었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1차전은 18번 홀(파4)에서 진행됐다.
카트를 타고 티잉 그라운드로 가는 모습은 극과 극이었다. 허다빈은 캐디와 웃으면서 갔고, 전예성은 야디지 북을 차분하게 살폈다.
허다빈이 먼저 티샷을 날렸다. 공은 감기더니 왼쪽 깊은 러프 지역으로 빠졌다. 전예성의 차례,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 그는 드라이버를 쥐고 시원하게 날렸다. 허다빈은 레이업을 시도했고, 전예성은 온 그린에 성공했다. 벌써 1타 차가 나기 시작했다.
전예성의 버디 퍼트가 빗나갔다. 허다빈의 파 퍼트도 빗나갔다. 전예성의 파 퍼트 상황. 부드러운 퍼트와 함께 파를 기록했다. 생애 첫 우승이다.
전예성은 이날 티잉 그라운드에서 드라이버를 쥐고 244야드(223m)를 날렸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64.29%(9/14), 그린 적중률은 88.89%(16/18)의 통계치를 냈다. 퍼트 수는 30개로 평균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예성은 상금 약 50만원 차이로 투어 카드를 잃었다. 61위에 그친 탓이다.
당시 60위로 투어 카드를 지킨 선수는 곽보미(29)다. 그는 교촌 허니 레이디스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 있다. 운명의 장난처럼 60위와 61위였던 두 선수가 올해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전예성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 순위 19위(1억7339만3334원)에 올랐다. 그는 투어 통산 30번째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금까지 14번 컷을 통과했고, 상위 10위에 4번 안착했다. 부상으로는 왕관을 받았다. 왕홀(셉터)과 망토는 순회배로 사용된다.
기자회견장에 착석한 전예성은 "의상을 고를 때도 분홍색 옷을 입었다. 왕관, 셉터, 망토 모두 예쁘다. 우승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지훈련을 가지 못했다. 집이랑 회사가 붙어있다. 아버지가 창고 남은 공간에 스튜디오(트랙맨 사용)를 만들어 주셨다. 올겨울 그곳에서 연습했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가장 많이 늘었다. 210야드에서 240야드로 30야드 정도다"며 "가족들이 항상 응원해준다. 전에는 아버지가, 올해는 어머니가 많은 힘이 됐다. 가족의 힘이 컸다"고 덧붙였다.
전예성은 투어 카드 2년을 얻었다. 이에 대해 그는 "1승을 했다. 겁이 없어졌다. 2승을 위해서 열심히 하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 정확도를 높일 예정"이라며 웃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