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9일) 아침을 강타한 한겨레신문 기사다. 대권도전에 나선 윤석열 후보가 10여년전 쯤 삼부토건 조남욱 회장으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았다는 것이다. 골프 외에 선물과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조 회장의 일정표에 ‘윤검, 윤 검사’ 혹은 ‘윤석렬’ 등이 기재된 된 것이 잇따라 발견됐는데 이것이 모두 윤 후보를 가르키는 것이고, ‘윤검’이라는 기록 옆에는 ‘최 회장’이라는 이름도 함께 기재돼 있었는데, 최은순씨, 즉 윤 후보의 장모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냐는 기사다.
한겨레에 이어 오마이뉴스도 ‘옛 삼부토건 ’조남욱 리스트‘에 윤석열 있었다. 2007년부터 등장’이라는 기사를 올렸다. 서울대 법대 출신이자 충청도가 고향인 조남욱 회장이 유독 서울대 법대 출신 검사, 그 중에서도 충청권 출신을 챙겼으며 그 중에는 ‘윤석열 검사’도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다.
이 무렵 삼부토건은 헌인마을 개발과 관련해 검찰수사를 받고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는 점도 의혹으로 함께 보도됐다. 윤 후보가 대검 중수부 과장으로 근무할 때다.
사실 이런 의혹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던 내용이다. 딱 부러지는 증거가 없어서 쉬쉬했을 뿐이다. 일단 봇물이 터졌으니 앞으로 더 많이 쏟아질 수 밖에 없다. 삼부토건 관련 수사만 해도 2011년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고 윤 후보가 검사를 하루 이틀 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당장 조 회장은 유독 각별히 챙겼다는 서울대 법대-충청도 인맥 검사만 살펴봐도 장난이 아니다. 김각영 전 검찰총장, 남기춘 전 서울남부지검장을 비롯해 양재택 전 검사도 있다. 양 전 검사는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충청도 출신이 아니지만 최교일 전 의원이 등장한다는 주장도 있다.
무엇보다 입장문에서 눈에 띄는 것인 “10년도 더 이전에 있었던 일반적인 대인관계를 두고...”라는 부분이다. 2007년~2011년 사이의 자료로 상당히 오래된 일로 이제와서 그것을 들추는 것은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심을 파고 들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10년 동안에는 연락한 적이 없다”는 ‘부인의 정석’에 해당하는 주장도 함께 내놨다.
윤 후보의 말대로 지금 발견된 일정표는 10년도 더 된 옛날의 일이다. 하지만 그래 뭐 어쨌다는 건가?
지난 총선 때에는 20년도 지난 일로 국회의원 후보를 사퇴한 사람도 있었다. 원래 선거라는 것이 그런 거 아니었나? 그리고 검사들은 그렇게 폭로된 옛일을 먹이 삼아 덤벼드는 직업 아니었나? 마치 죽은 시체에 덤벼드는 독수리떼 같이 말이다
당장 10년도 더된 조국 前장관의 가족사를 탈탈 턴 것이 누구였나? 서른이 넘은 조 前장관 아들과 딸들의 고등학교 시절 봉사활동을 하나하나 털어서 입시부정으로 몰아가지 않았느냔 말이다.
‘일정표 한 장으로 접대라는 오명을 씌우려 한다’라는 말도 그렇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시절 최성해의 말 한마디를 근거로 조 前장관 가족을 200여차례 넘게 압수수색했고 꼬투리가 될만한 일들은 죄다 늘어놓고 구슬 꿰맞추기 하듯 공소장 꿰맞추기를 하지 않았느냔 말이다.
앞서 말한 바 있지만, 윤석열이라는 사람은 이제 검찰총장이 아니다. 대통령 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대선 후보로 그간 감시 윤석열이 했던 일들에 대한 정산을 받아야 하는 시점이다. 이미 죽은 사람의 썩을 살점을 뜯어 먹었든, 살아있는 사람의 눈알을 파먹었든, 그 과거를 고스란히 돌려받아야할 시점이 된 거사.
그런 점에서 ‘10년도 더 된 예전의 일’ 운운하는 대선 후보 윤석열의 말은 '내로남불'의 전형같다. 이런 사람인 줄도 모르고 과거 우리가 '검사 윤석열'에게 칼을 내렸나 싶어 후회스럽다.
솔직히 필자는 앞으로도 윤 후보를 지지하게 될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제발 그간 국민들이 가졌던 기대치에 맞게 대처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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