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난(河南)성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폭우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출하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허난성 정저우(鄭州)시에서는 EMS(전자기기 위탁제조 서비스) 세계 최대 업체 홍하이(鴻海)정밀공업의 자회사가 아이폰을 생산하고 있다. 홍하이는 21일, 생산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어지는 폭우로 물류정체가 장기화돼, 부품조달과 제품출하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신화통신에 의하면, 정저우시에는 20일 오후 5시까지 24시간 동안 450mm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홍수로 많은 차량들이 떠내려갔으며, 지하철에는 침수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22일까지 33명으로 증가했다.
홍하이는 21일, 정저우시 공장과 관련해, "종업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생산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회사의 정저우원구(園区) 공장은 아이폰 생산거점으로, 90개 이상의 생산라인이 가동중이며, 세계의 아이폰의 약 50%가 정저우에서 조립된다고 한다. 애플이 올해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형 아이폰도 정저우 공장에서 생산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서프라이 체인 관계자는 "정저우 공장의 설비 등이 폭우의 직접적인 영향은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이나, 홍수로 교통, 물류는 혼란을 겪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종업원들도, 화물도 공장출입이 현재 불가능하며, 정상 조업은 홍수사태가 해결된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하이측이 정저우 공장의 수주분 생산을 광둥(広東)성 선전(深圳) 공장으로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증권가관계자는 "(폭우의 영향이) 장기화되지 않으면, 홍하이는 원자재 확보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라며, "신형 아이폰 출시에 차질이 빚어질지 여부는 앞으로 수일간 얼마나 비가 내릴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허난성 등에서 23일 경 또 다시 폭우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 웨이퍼웍스, 피해 無
홍하이 이외의 타이완 기업들도 허난공장의 상황을 공표하고 있다. 타이완의 실리콘 웨이퍼 제조사 웨이퍼웍스(合晶科技)는 21일, 정저우 공장의 수해피해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교통 등의 영향은 계속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웨이퍼웍스는 정저우 공장에서 주로 8인치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으며, 그간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었다고 한다. 월산능력은 17만장으로, 타이완의 다오위안(桃園)공장의 약 절반에 해당되는 양이다. 반도체 부족 현장이 이어지고 있는 현재, 원료인 웨이퍼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작기계 제조사인 페어프랜드그룹(友嘉集団)도 21일, 정저우 공장 생산에 영향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회사는 정저우 공장에서 각종 머시닝센터나 선반을 생산해, 중국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타이완 기업이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작기계 생산거점으로는 최대 규모다. 회사측은 홍수대책팀을 만들어, 종업원과 생산라인 안전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의 타이완 기업단체인 전국타이완동포투자기업연의(聯誼)회 리첸흥(李政宏) 회장은 "단수와 정전으로 일시적으로 조업을 중단하고 있는 기업이 일부 있다. 현재로서는 수해의 영향이 어느 정도 확산되고 있는지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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