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통신장비 제조사 화웨이의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5G가 아닌 LTE 모델로 출시된다. 미국 정부의 제재로 인해 퀄컴으로부터 최신 AP와 통신칩셋을 공급받지 못한 여파로 풀이된다.
30일 단말기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가 29일 온라인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새 전략 스마트폰인 P50 시리즈를 공개했다.
P50 시리즈는 P50과 대화면인 P50 프로로 구성되어 있다.
두 제품은 미국 퀄컴 스냅드래곤888과 화웨이가 대만 TSMC에 의뢰해 생산한 기린9000 AP를 사용한다.
원래 두 제품에는 퀄컴의 5G 통신칩셋이 일체화되어 있지만, P50 시리즈에 탑재되는 AP에는 5G 통신칩셋이 탑재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9월 화웨이에 대해 가장 높은 수준의 제재를 가하며 미국과 동맹국의 기업이 화웨이에 5G 관련 반도체를 판매하는 것을 금지했다.
대신 상대적으로 기술 수준이 낮은 LTE 관련 반도체를 부분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허락한 바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스마트폰 시장 매출에서 5G폰의 비중은 69%에 달한다. 올해 말에는 비중이 8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급성장하는 5G 시장에 신제품을 출시하지 못하는 것은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화웨이의 처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애플,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내 경쟁사와도 점유율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 정부의 제재 이후 화웨이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20%, 3분기 14%, 4분기 8%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기타로 집계되기 시작했다(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기준).
화웨이는 P50 시리즈를 소개하며 5G 대신 카메라 등 스마트폰의 다른 기능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예를 들어 P50 프로는 후면에 4000만 화소 광각, 5000만 화소 광각, 1300만 화소 초광각, 6400만 화소 망원 등 4개의 카메라를 탑재했다.
가격은 P50 4488위안(약 79만원), P50 프로 5988위안(약 106만원)부터 시작하는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치곤 저렴하게 책정했다.
또한 P50 시리즈는 미국 정부의 제재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대신 자체 개발한 훙멍(Harmony) 운영체제를 탑재했다. 화웨이는 지난달부터 기존 제품에 설치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훙멍으로 교체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하 단계부터 훙멍이 깔린 모델은 P50 시리즈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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