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2020] 시상대서 'X' 그린 미국 선수, 메달 박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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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1-08-0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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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YT "정치적 의사 표현"

양팔로 'X'를 그린 레이븐 손더스[사진=연합뉴스 제공]


한 미국 여자 선수가 시상대 위에서 양팔을 교차하며 'X'를 그렸다.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부문 여자 포환던지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따낸 레이븐 손더스(미국)다.

그는 전날 일본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19m 79를 기록하며 궁리자오(중국·20m 58)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출신의 흑인이자, 공개 동성애자인 그는 그가 그린 'X'에 대해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한 '제스쳐(몸짓)'"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조사에 착수했다. 2일(현지시간)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세계육상연맹,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와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손더스는 "우리를 우러러보고 우리가 뭔가를 말하거나 우리가 그들을 대변하는지 확인하려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며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한 몸짓이었다"고 설명했다.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성 소수자와 아프리카계 미국인, 전 세계 흑인들, 정신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계속 영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IOC는 올림픽 헌장 50조를 완화했다. 이는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을 어느 완화해 개인 의사 표현을 존중해 주는 부분이다.

하지만, 시상대 위에서의 무릎 꿇기, 주먹 들어 올리기 등은 금지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손더스의 몸짓은 정치적 의사 표현이다.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며 "징계 수위는 가늠할 수 없지만, 최악의 경우 메달 박탈이나, 국제대회 출전 금지 처분이 내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러한 논란 속에 손더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메달을 가져가라"며 "내가 넘을 수 없을지라도 경계를 뛰어넘으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미국육상연맹은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손더스의 'X' 이후 몇 분 뒤에는 펜싱 부문 남자 플뢰레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건 레이스 임보든(미국)이 손등에 'X'를 그리고 여기에 동그라미를 친 바 있다.

임보든은 2019년 팬아메리카대회(범미주대륙대회) 시상식에서 국가가 연주될 때 무릎을 꿇기도 했다.

이에 대해 NYT는 "사진을 살펴보면 임보든은 경기 도중에 손에 그런 그림이 없었다"며 "무슨 의미인지 불투명하다"고 이야기했다.

이 밖에도 올림픽에서는 개인 의사가 표현되고 있다. 독일 여자 하키팀 주장은 무지개색 완장(성 소수자 연대 표식)으로, 호주 여자 축구대표팀은 원주민들의 깃발과 무릎 꿇기로, 코스타리카 체조 선수인 루치아나 알바라도는 무릎을 꿇고 주먹 들어 올리기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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