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렌터카업체 롯데렌탈이 9일부터 이틀 동안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시작했다.
롯데렌탈은 렌터카 브랜드 '롯데렌터카'와 차량공유업체 '그린카'나 렌터카 정비업체 '롯데오토케어', 리스 및 금융할부업체 '롯데오토리스' 등을 거느리고 있다. 렌터카 분야에서 업계 1위를 기록 중이며 중고차와 사무기기 대여 등 다른 분야에서도 매출이 성장세다.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 5만9000원…상장 뒤 시총 2조원대
롯데렌탈의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인 5만9000원이다. 공모가에 따른 총 공모금액은 약 8509억원이며 시가총액은 2조1614억원 수준으로 정해졌다.이틀간 일반공모를 진행한 뒤 이달 19일에 코스피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9일 청약하는 우리사주에서 미달이 나올 경우, 최대 5%까지 일반청약자에게 배정할 수 있다.
롯데렌탈에 청약하려면 NH투자증권이나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에서 가능하다. 중복청약은 불가능하며 최소 청약단위는 10주다.
한편 롯데렌탈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2521억원, 영업이익은 1559억원이다. 올해 1분기 매출은 58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92억원, 당기순이익은 186억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49.1%, 144.7% 늘었다.
롯데렌탈은 공모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전기차 구매 확대에 1557억원을 사용하고 일반렌털 장비 구매에는 8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자회사 그린카에도 1000억원을 출자해 차량 구매와 운영 자금 등으로 쓸 예정이다.
수요예측은 잠잠…공모가 낮춰 투자자 배려
증권가에서 롯데렌탈은 공모 시장에서 중대어급으로 분류된다. 수요예측 과정에서의 인기는 기대 이하였다. 지난 3일부터 진행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국내기관 640개, 해외기관 122개 등 총 762개 기관이 참여해 217.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최근 일반공모까지 마친 크래프톤보다 저조한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했다.하지만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 롯데렌탈은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국내 경쟁사인 SK렌터카와 AJ네트웍스만을 비교군으로 삼아 눈길을 끌었다.
롯데렌탈이 차량 공유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추진하기 때문에 우버 등 해외 업체를 비교군으로 선정했다면 공모가를 더 끌어올렸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추가로 할인율도 28.18~42.79%로 지난 5년간의 코스피 평균 할인율(19.1~31.8%)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잡았다는 평가다.
롯데렌탈의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 수의 31.49%(1154만주) 수준이며 의무보유 확약비율은 14.7%로 다소 낮다는 평가다.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 '키'…대주주 호텔롯데 상장 위한 '포석'
한편 롯데그룹 입장에서 이번 롯데렌탈의 상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중이다.롯데지주는 롯데렌탈 상장을 호텔롯데 상장의 성공을 위한 마중물로 삼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호텔롯데는 롯데렌탈의 대주주로 그룹의 핵심 지주사 역할을 하지만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이 약하고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이 더 높다.
이에 롯데그룹은 지난해 호텔롯데의 상장을 통해 일본과의 연결고리를 끊으려 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일정을 연기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은 롯데렌탈 상장 뒤 2022년 호텔롯데의 상장을 추진할 전망"이라며 "호텔롯데 기업공개는 이후 롯데지주와의 합병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작업의 출발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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