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배임교사 혐의를 추가 적용할지를 논의할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18일 열린다. 백 전 장관은 두 달 전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회의 결과는 당일 오후에 나올 예정이다.
대검찰청 산하 수사심의위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에서 현안위원회를 열고 백 전 장관에 관한 심의를 진행한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수사심의위를 직권 소집한 지 49일 만이다.
이날 회의에는 법조계·학계·언론계·시민단체 등 각계 민간 전문가 150∼250명으로 꾸려진 수사심의위원 가운데 대검이 무작위로 추첨한 15명이 참여한다. 위원장은 양창수 전 대법관이 맡는다.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있거나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에 대해 기소 여부 등을 심의하는 제도다. 문무일 검찰총장 시절인 2018년 도입했다.
이번 회의는 제도 도입 후 14번째다. 현안위원들은 검찰 수사팀과 백 전 장관 측 의견서 검토와 내부 논의 등을 거쳐 수사를 계속할지, 기소가 적법한지 등을 가린다. 양측이 사건에 관해 설명하거나 의견을 밝히는 '의견진술'도 있을 수 있다.
최종적으로 수사·기소·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정해 검찰에 권고한다.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위원장을 제외한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을 내린다.
이날 수사심의위는 대검 지휘부와 대전지검 수사팀 간 이견으로 소집됐다. 대전지검은 지난 6월 30일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의향을 받아낸 혐의로 백 전 장관을 불구속기소 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서다.
아울러 배임·업무방해교사 혐의도 적용하려고 했다. 월성 1호기 가동 중단으로 한수원이 1481억원 손해를 입은 데 백 전 장관 책임이 있다고 봐서다. 하지만 대검 지휘부 반대로 무산됐다. 김 총장은 같은 날 수사심의위를 직권으로 소집했다.
회의 결과는 당일 오후 늦게 나올 예정이다. 검찰은 대체로 수사심의위 권고를 수용한다. 다만 구속력이 없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건 아니다.
수사심의위는 지난해 6월 분식회계·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불기소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검찰은 같은 해 9월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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