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별 메가시티 조성을 위한 광역철도 사업이 본격 속도를 내면서, 각 권역에서 소외됐던 지역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남 양산 등 교통 취약 지역에 철도가 들어서면 해당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 것이란 기대감이다.
국토교통부는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신규 반영된 11개 사업 중 권역별로 1개씩 5개 사업을 선도사업으로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부산·경남·울산에서 부산~경남 양산~울산, 대구·경북에서는 서대구역 ~대구경북신공항~의성, 광주·전남에서는 광주 상무역~광주전남~혁신도시~나주역, 대전·세종·충정에서는 대전 반석~세종~조치원역~오송역~청주공항, 강원에서는 경기 용문~강원 홍청이 철도로 연결하게 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기존에 지하철이나 철도가 없던 지역들이 가장 호재가 될 것으로 부·울·경에서는 양산이 될 것”이라며 “과거 사례를 보면 기존 노선상 외곽지역에 해당되는 곳들이 이미 노선에 구축돼 있는 곳들에 비해서 상승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통이 편리하고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광역시들은 기대효과가 제한적이지만, 주요 도심으로 접근성이 개선되는 저평가됐던 외곽지역들은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도 “철도가 들어서면 교통인프라가 미흡했던 사각지대에 있는 지역들이 주로 수혜를 입는다”며 “경남 양산이나, 의성 등이 교통 개선을 통해 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노선은 비수도권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부·울·경을 1시간 생활권으로 묶는 '동남권 메가시티' 조성을 위한 핵심사업이다. 연장은 50㎞, 사업비는 1조631억 원으로 추산된다. 해당 노선에 철도가 깔리면 부산도시철도 1호선, 울산도시철도 1호선, 양산선 도시철도와 연계돼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산시 소재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양산은 부산이나 울산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지하철이나 철도가 없어서 버스나 자차를 이용해야 해, 출퇴근길이 전쟁터같다”며 “동양산인 이른바 웅상에 철도가 들어서면 울산으로의 출퇴근이 편리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외지인에 대한 투자 유입에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경남 양산은 비규제 지역으로, 대출규제가 자유로워서 교통이 개선되면 실거주는 물론, 투자 수요가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투자 수요가 늘 것으로 내다봤다.
윤 수석연구원은 “국가철도망은 장기계획인 만큼, 즉각적으로 외지인들이 유입되기 보다는 착공단계에서 외지인 유입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 소장은 “요즘은 수요자들이 그간 저평가됐고 비교적 저렴한 지역들을 많이 찾기 때문에 외지인 수요가 급격하게 늘진 않더라도 관심이 높아지긴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에서는 이번 철도가 계획대로 이어지면 낙후된 지역으로 평가됐던 서구 지역 일대가 주목 받을 것으로 본다. 지금은 동대구역에서만 KTX와 SRT를 탈 수 있지만 서대구역이 오는 12월 개통되면 KTX가 들어서게 된다.
여기에 구미에서 경산을 잇는 대구권 광역철도와 서대구역에서 대구국가산단을 연결하는 대구 산업선도 개통될 예정이다.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내륙철도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을 연결하는 신공항철도까지 건설되면 서대구역은 5개 철도 노선을 품게 된다.
대구광역시 소재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금까지는 대구 동쪽인 수성구를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세를 탔지만 앞으로는 서대구역 일대 부동산이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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