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홍콩 나우티비 등에 따르면 홍콩 유일의 전인대 상무위원인 탐유충(譚耀宗)이 지난 20일 열린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제30차 회의에서 반외국제재법을 홍콩에서도 적용하는 내용을 토대로 한 결의안을 통과시킬 방침이었으나 연기했다고 밝혔다.
탐유충 위원은 구체적인 통과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법을 더욱 효과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연기하기로 했다고만 밝혔다. 홍콩 사우스모닝포스트(SCMP)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앙 정부가 이 문제와 관련한 추가 의견을 청취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요동치고 있는 홍콩 금융 시장에 대한 우려가 결정 연기의 주된 요인이 됐다고 전했다. 최근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에서 사교육 업체로 확대된 중국 당국의 럭비공 규제로 홍콩 증시 시장이 요동쳤다. 홍콩 항셍 지수는 최근 6개월간 19%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SCMP는 서두를 이유가 없기 때문에 현 입법회 임기가 끝나는 오는 10월 말까지는 이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홍콩 차기 입법회 선거는 오는 12월 19일로 예정돼 있다.
지난 6월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29차 회의를 열고 반외국제재법 초안을 심의했다. 중국 기업과 국민에 가해지는 '부당한' 외국의 조치를 법으로 막고, 정상적인 국제 교류와 무역을 보장하겠다는 것이 반외국제재법의 골자다. 미국의 제재로 경제적 손해를 본 중국의 개인이나 기업이 해당 제재를 이행한 상대방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을 중국 법원에 낼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홍콩과 마카오의 미니 헌법인 기본법에도 반외국제재법을 적용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반외국제재법이 홍콩 등지에서 시행될 경우, 해당 지역에 거점을 둔 기업들의 기업활동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홍콩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 기관 가운데 상당수는 미국 정부의 대(對)중국 제재 방침에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미국과 중국 양쪽에서 정치적 압박을 받는 상당히 난처한 입장에 처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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