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계 빚이 올해 2분기 말 사상 최대인 1805조원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에 나서고 있지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대출과 주식시장 활황에 신용대출까지 끌어다 쓰는 ‘빚투(빚내서 투자)’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05조원으로 집계됐다. 가계신용은 우리나라 가계가 은행·보험사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이용액 등(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인 빚을 의미한다.
올 2분기 가계신용은 전분기말 대비 41조2000억원 늘어난 규모로, 매년 2분기 기준으로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전년동기와 비교해선 168조6000억원 증가하면서 2003년 통계편제 이래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규모는 6월 말 기준 1705조원으로 나타났다. 전분기(1666조7000억원) 대비 38조6000억원 증가하며 2분기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폭(159조2000억원) 역시 2003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상품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948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말에 비해 17조3000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1조3000억원 늘어난 757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72조1000억원 증가했는데, 이 또한 2003년 한은 통계편제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가계대출을 기관별로 살펴보면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이 모두 증가했다. 지난 2분기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880조9000억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338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각각 12조4000억원, 9조1000억원 늘었다. 기타 금융기관은 17조1000억원 증가했다.
판매신용(결제 전 카드사용액) 잔액은 100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말에 비해 2조7000억원 늘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9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 규모는 전분기와 전년동기대비 모두 2분기 기준 최대치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에도 2분기 가계신용의 증가폭이 커진 이유는 주택 매매, 전세 거래가 1분기에 비해 둔화되긴 했지만 유지됐기 때문"이라며 "4월말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 수요도 일시적으로 영향을 줬으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도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매신용의 경우 올해 2분기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각종 소비심리 개선으로 민간소비 증가율이 1분기 비해서 높게 나타난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온라인 수요도 판매신용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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