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기업의 기술 유출‧침해 사건에 대한 수사와 자문이 강화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술에 대한 침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기술탈취로 인해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의 권리 구제에 나선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납품대금 제값받기 활성화를 추진한다.
중기부는 27일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서 ‘상생조정위원회 제9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기술 수사‧자문 강화 및 분쟁조정 활성화 방안 △기술탈취 근절을 위한 상생협력법 개정 및 후속 조치 △납품대금 조정협의제도의 공공기관 적용에 대한 법령 해석 결과 △불공정사건 조정‧중재 추진현황 등 5개 안건에 대한 심의가 이뤄졌다.
먼저 고도의 기술‧법률적 전문성이 요구되는 기술 유출‧침해 사건에 대한 수사‧자문이 강화된다. 이를 위해 특허청은 기술경찰 인력을 기존 15명에서 22명으로 확충하고 기술 분야별(화학·기계·전기) 3인 수사팀제를 도입한다. 특허청과 중기부 간 ‘기술자문 실무 협의체’도 구성해 매달 기술자문이 필요한 사건의 기술을 분석‧공유하고 기술경찰 수사 필요 사건의 이관을 논의한다.
또한 소송과 심판 위주의 지식재산권 분쟁으로 인한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심판에서 조정으로 전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관련 제도가 개선된다. 당사자가 동의하면 심판사건을 산업재산권 분쟁조정위원회에 회부할 수 있도록 하고 이때 담당 심판관이 조정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중기부는 상생협력법 개정을 통해 △비밀유지계약 의무화 △최대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 △수탁기업의 입증책임 부담 완화 규정을 신설했다. 이번 9차 회의에서는 내년 2월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상생협력법 개정 내용의 효율적 이행을 위해 관계부처(중기부‧공정위‧특허청‧경찰청) 업무 협력 사항에 대해 논의했다. 국민과 기업을 대상으로 관련 온‧오프라인 홍보와 교육도 시행하기로 했다.
중기부는 납품대금조정협의를 공공기관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해석에 따라 중소기업의 납품대금 제값받기 활성화에 나선다. 납품대금조정협의는 재료비 등 공급원가 변동으로 납품대금 조정이 필요한 경우, 수탁기업 또는 협동조합(중소기업중앙회 포함)이 위탁기업에 납품대금 조정을 신청‧협의하는 제도다.
그동안 공공기관이 상생협력법에 따라 납품대금을 조정하는 경우 국가계약법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납품대금 조정협의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법령 해석상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회는 국가계약법에 규정된 계약금액 조정 요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상생협력법상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납품대금 조정협의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중기부는 납품대금 조정협의 대상이 공공기관에까지 적용된다는 법령해석 심의 결과를 토대로 공공기관과 거래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납품대금 조정협의 설명회 등 홍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9차 회의에서는 납품대급 미지급 및 기술침해 분쟁 현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지난 8차 회의 이후 추가로 조정 성립된 불공정 사건은 4건이다. 이 중 3건은 위탁기업이 용역‧공사대금 등 납품대금을 일부 지급하지 않아 중기부에 분쟁조정을 신청한 사건으로 당사자 간 자율조정을 통해 총 3건, 1억5000만여원의 잔여 납품대금을 지급하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또 기술침해 제품인 모조품의 수입‧판매행위에 대해 기술분쟁 조정 신청 후 약 2개월 만에 자율합의를 바탕으로 기술침해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도록 조정이 성립됐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상생조정위원회가 기술탈취, 원자재가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도와서 대‧중소기업이 함께 상생‧포용‧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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