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여의도 통합재건축 출발부터 삐그덕?…"우리는 따로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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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1-08-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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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조망 포기할 수 없어…일부 주민들 "통합말고 일반 재건축으로"

여의도 목화아파트 전경. [사진=신동근 기자, sdk6425@ajunews.com]



"조망권을 보장하지 못 하는 통합 재건축은 무조건 반대합니다. 저희는 따로 재건축을 진행하고 싶습니다."(목화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

서울시가 여의도 한강변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를 묶어 재건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부·목화', '화랑·장미·대교' 아파트를 각각 묶어 재건축하고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용적률을 높여 주겠다는 것이다.

한강변에 더 가깝게 위치한 일부 아파트 소유주들은 이 같은 통합 재건축에 반대하고 있다. 통합 재건축 시 동·호수가 바뀌며 원래 누리던 조망권을 누릴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비가 내리는 27일 오전 방문한 목화아파트는 여의나루역 4번 출구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눈에 띄었다. 한강과 거리도 가까웠다. 4차선 도로 하나만 건너면 한강에 도달할 수 있을 만큼 한강에 가까운 단지였다.

1977년 준공한 목화아파트는 총 2개동에 312가구 규모다. 지난 1월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E등급을 받았다. 1975년 준공된 삼부아파트(866가구)도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상태다.

목화아파트 관계자는 "지난 5월 초 통합재건축 관련안을 가지고 서울시 관계자와 삼부아파트 추진위 관계자를 만났다"며 "그 자리에서 조망권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과 목화아파트 부지 35%를 기부채납 받아 서울시의 컨벤션센터를 짓겠다는 의견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 대부분 반대할 것으로 본다. 특히 목화아파트 1동은 한강조망이 완벽하며, 2동도 사선으로 일부 가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곳"이라며 "기부채납을 하더라도 통합 재건축이 아니라 일반 재건축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목화아파트 1동을 방문해 한 층씩 올라가 본 결과 5층까지는 나무 등에 가려 한강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6층 이상부터는 크게 불편한 점 없이 한강 조망이 가능했다.
 

목화아파트 1동 7층에서 바라본 한강. [사진=신동근 기자, sdk6425@ajunews.com]


주변 공인중개업자들도 통합재건축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부아파트 근처 공인중개업자 A씨는 "삼부아파트는 해당단지만 해도 면적이 넓고 재건축이 가능한 곳"이라며 "삼부아파트 주민들은 굳이 목화아파트를 더해 재건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목화아파트의 반대도 문제지만 삼부아파트 재건축도 현재 상업지구에 속한 1·2·3·5동과 주거지 동이 용적률 기여부분에서 갈등이 있다"며 "세 집단이 합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부아파트. [사진=신동근 기자, sdk6425@ajunews.com]


목화아파트에서 한 구간 떨어진 장미아파트도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길 하나를 건너면 한강에 닿을 수 있다.

이날 만난 장미아파트 주민은 "통합 재건축으로 재건축이 빨라지는 것은 좋다"면서도 "이 입지를 그대로 지키면서 재건축을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장미아파트 근처 공인중개업자는 "앞서 서울시가 재건축을 계속 막아온 데다, 기부채납을 크게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권이 바뀌는 등 큰 변화가 있지 않으면 재건축하기 어렵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냈다.

그는 이어 "재건축을 진행하려면 초과이익환수제 등을 완화해 주는 추가 인센티브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통합 재건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것은 아니다"며 "지금은 단지 지구단위계획을 위해 재건축 단지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합의를 통해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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