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위한 룰로 경선판 깨려고 하나”…洪·劉, 정홍원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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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1-08-3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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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측 주장 역선택 방지’ 조항 놓고 불공정 논란 커져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에서 정홍원 선관위원장(전 국무총리)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홍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이 경선준비위원회가 만든 ‘경선룰’을 무시,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윤석열을 위한 룰을 만드려는 거냐”며 “경선판을 깨려고 하나”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미 경준위에서 확정하고 최고위에서 추인한 경선룰을 후보자 전원의 동의 없이 새로 구성된 당 선관위에서 일부의 농간으로 이를 뒤집을려고 한다면 경선판을 깨고 대선판을 망칠려고 하는 이적행위에 불과하다”고 적었다.

홍 의원은 특히 역선택 방지 조항을 언급, “경선 여론조사에서 호남을 제외하자고 하는 못된 사람들도 있다. 대선 투표를 우리끼리만 하느냐”며 “미국의 레이건은 공화당 출신이지만 민주당원들의 대대적인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됐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정 위원장은 제2의 이한구가 되려는 거냐”면서 “그런 식으로 경선판을 깨겠다면 그냥 선관위원장에서 사퇴하라”고 일갈했다.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이한구 전 의원은 유 전 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 등 논란 등을 일으켜, 총선 패배의 원인을 제공했단 평가를 받는다.

유 전 의원은 “정 위원장에게 경고한다. 이미 확정된 경선룰은 토씨 한자도 손대지 마라”며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는 순간 공정한 경선은 끝장난다”고 했다. 이어 “공정한 경선이 안 되면 정권교체도 물건너 간다. 오직 윤석열 후보만을 위한 불공정한 경선룰을 만들어 경선판을 깨고 정권교체에 실패한다면, 이 모든 책임은 정 위원장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했다.

‘역선택’이란 타당의 지지자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다른 당의 경선에 개입해 약체인 후보를 선택하는 것을 뜻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경선 여론조사 대상에서 다른 당 지지층을 배제하는 것을 ‘역선택 방지’라고 한다.

얼핏 실체가 있어 보이지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역선택’을 실증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일부 정치 고(高) 관여층에서 역선택을 하더라도 경선 결과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역선택 방지 조항으로 되레 잠재적 지지층을 배제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는 “1000명 중에 5~6명이 역선택을 한다고 해서 나머지 절반을 배제한다면, 여론조사 결과의 왜곡을 낳을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세론’이 흔들리고, 기존 당내 주자인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의 범보수 대선 적합도가 상승하자, 역선택 방지 조항을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윤 전 총장 측에서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2007년과 2012년, 2017년 대선 경선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 없이 경선을 치렀다. 지난 4·7 보궐선거 경선과 오세훈-안철수 단일화 당시에도 해당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경준위는 두 차례 전문가 의견을 청취한 뒤 해당 조항을 포함하지 않기로 했고, 최고위원회의도 해당 경선 룰을 추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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