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계열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웹툰을 필두로 글로벌 콘텐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한국과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시장까지 두드리는 ‘K스토리 글로벌 실크로드’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글로벌 창작자들과 상생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해외 진출 국가를 늘리면서 번역 품질도 함께 높인다는 계획이다. 웹툰의 불법 유통을 막는 노력도 병행한다.
강정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웹툰글로벌 본부장은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3회 착한 성장, 좋은 일자리 글로벌포럼(2021 GGGF)’에서 “‘K스토리의 글로벌 실크로드를 구축하는 게 카카오웹툰의 비전”이라며 “웹툰을 전 세계 언어권으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웹툰이 케이팝과 드라마, 영화에 이어 차세대 한류를 이끌어갈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카카오의 일본 웹툰 플랫폼 픽코마는 일본 양대 앱마켓에서 비게임 앱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픽코마에서 한국 웹툰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지만, 매출은 40% 이상을 차지한다. 만화 종주국으로 손꼽히는 일본에서 이례적인 성과다.
카카오가 인수한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에서도 한국 웹툰 작품 비중이 1% 미만이지만, 절반 이상의 매출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6월 태국 시장에 출시된 카카오웹툰은 3개월 만에 현지 웹툰 플랫폼 중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9년 기준, 한국 만화 콘텐츠의 국가별 수출 비중을 보면 일본(27%), 유럽(27%), 동남아(20%), 북미(14%), 중화권(10%)로 다양하게 분포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현재 1300여개 콘텐츠 발행처에서 8만개의 IP(지식재산권)를 수급받고 있다. 카카오의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는 일거래액이 30억원에 달한다.
강 본부장은 “픽코마는 한국 웹툰이 ‘만화 왕국’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과거엔 만화 수입의 90%가 일본 만화였는데, 수출 관점에서 보면 일본과 중화권, 동남아, 북미, 유럽까지 전 세계 각지에서 우리 만화를 소비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웹툰 콘텐츠가 더 많은 나라로 확산하기 위해선 △프리미엄 번역 △불법 웹툰 대응 △글로벌 창작자와 유기적 생태계 구축 등을 꼽았다.
강 본부장은 “웹툰 세계화를 위해 현지 고객의 감성에 맞는 최고 번역을 선보여야 한다”며 “불법 웹툰은 작가가 전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대응하고 그들을 팬으로 만들 수 있는지 심도 있게 고민하고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현지 창작자들과 유기적인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추구하는 글로벌 혁신의 시작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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