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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2일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신화통신]
13일 닛케이아시안리뷰(NAR)에 따르면 전날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왕이 부장이 17억5000만 위안(약 3000억원) 규모의 경제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이날 훈센 총리와 더불어 캄보디아 주요 고위 인사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퇴치, 무역과 투자, 교육과 안보, 지역 및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했는데, 이 자리에서 대규모 경제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이다.
구체적으로 지원금이 어떤 용도로 쓰일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같은 선물 보따리는 중국이 미국 견제를 위해 아세안 국가와의 밀착을 가속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됐다.
그러면서 왕 부장은 “캄보디아와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양국 경제 회복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육·해 무역의 새로운 통로를 개척해 중국과 아세안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훈센 캄보디아 총리도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훈센 총리는 “중국과 캄보디아는 운명공동체를 통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의 틀 속에서 상호 ‘윈윈’하는 협력은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외교부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왕 부장이 이외에도 여러 국제·지역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며, 특히 훈센 총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홍콩·신장 문제와 관련 중국의 입장을 지지했다고 부연했다.
왕 부장은 지난 10일부터 베트남, 캄보디아, 한국, 싱가포르 등 아세안 4개국 순방에 들어갔다. 지난 10~11일에는 첫 순방국인 베트남에서 부총리와 외교장관을 잇따라 만났다.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역외 세력이 아세안의 중심 지위를 무력화하지 않길 바란다며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를 내놨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왕 부장이 한국 방문에서도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중 협력 강화를 촉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왕 부장은 14~15일 한국을 찾아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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