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뷰] 비정상의 정상화의 구간은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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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1-09-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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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 논의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고개를 들고 있다. 무분별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은 소상공인의 생계를 위협해 왔고, 절대적인 위치에 있는 그들은 갑(甲)으로서 횡포 또한 병행해 왔다.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일부 서비스의 경우 첫 거래지만 수수료로 25%가 넘게 빠진다고 하니 그야말로 땅짚고 헤엄치기가 따로 없다. 분명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부의 규제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카카오나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 지난달 말 15만5000원까지 갔던 카카오 주가는 12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네이버 주가는 지난 6일 45만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연이어 밀리면서 지난 9일의 경우 40만원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최근 주가가 반등하면서 40만원 선을 회복하기는 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 주말 지인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카카오 주식의 방향에 대한 질문을 들었다. 그걸 알면 이 자리에 있겠냐는 농담으로 답변을 회피했지만, 그날 귀가 후 즐겨 듣는 팟캐스트애서도 카카오 얘기가 나오고 있었다. 나 빼고 다 카카오 주식을 가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주식이 고꾸라지고 있으니 투자자들 마음도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음은 명약관화했다.

당분간 주가 하락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이다. 오는 10월에 있을 국정감사가 변수다. 그전까지 이들 기업 때리기는 연이어 이어질 수 있다. 또 그간 벌여온 사업이 많다 보니 이익 훼손 역시도 우려되는 게 현실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부의 규제 논의와 관련해 두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우선 첫째로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시장지배적인 위치에서 택시기사와 같은 서비스 공급자 또는 상품 판매자들에게 갑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고, 둘째로는 플랫폼이 지나치게 사업을 확장함으로써 기존의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반대로 생각해보면, 말 그대로 비정상의 정상화다. 빠른 소매분야 잠식은 그간 우려해 오던 이야기였다. 오히려 리스크를 털어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그간 주식 시장에서는 비정상의 정상화 구간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발표가 있던 날을 떠올려보자. 작년 3월 12일 팬데믹 발표가 있던 날, 유가증권 시장에선 8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일시 중단시키는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이후에도 주가는 꾸준히 밀리며 3월 19일 코스피는 장 중 1439.43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증시상황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했다. 코스피는 3000을 돌파했고, 박스권에 머물러도 3100선을 지키고 있다.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락장을 매수기회로 삼은 게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이익으로 직결됐다.

거듭 강조하지만, 빅테크기업들의 주가 하락은 비정상의 정상화 구간에 놓여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코로나가 종식된다 해도 이들 빅테크 기업들은 여전히 높은 수요에 힘입어 이익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다. 성장성 역시 무궁무진하다. 기업과 투자자 모두 웃을 수 있는 시기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워런 버핏의 격언을 소개하고자 한다. “주식 시장은 인내심 없는 사람의 돈을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이동시키는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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