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신평 "중국, 헝다그룹 파산해도 충격 감내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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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입력 2021-09-2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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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과 다른 중국 정부 재량권…리스크 관리 유용

  • "리먼 사태 보다 단순…중대 영향 미칠 정도 아니다"

중국 헝다 그룹 부채 구조. [사진=나이스신용평가 제공]

[데일리동방]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 그룹 파산 우려와 관련해 '제2의 리먼 사태'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왔다. 헝다그룹이 중국 부동산 개발사 2위 규모에 해당하지만 은행 관련 차입금 규모가 크지 않고, 중국 정부의 광범위한 재량권으로 '헝다 사태' 위기 상황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3실장은 23일 '중국 헝다그룹 부도 시나리오와 전망' 보고서에서 헝다 그룹이 중국 경제와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은 예상보다 미비하다며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송 실장은 우선 중국 부동산 시장과 업체가 지역별, 부문별로 갈라져 있는 특성으로 헝다그룹의 매출 규모는 2019년 기준 중국 전체 부동산 회사 매출의 4.3%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헝다그룹의 은행 관련 차입금 규모도 전체 업체 대출의 0.29%, 은행 총자산의 0.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예금은행 총대출금 규모가 1992조여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대출금 규모가 0.29%인 5조8000억원 규모의 그룹이 부도 위기에 빠진 상황으로 설명할 수 있다. 송 실장은 "헝다그룹 은행 차입금과 발행 채권 잔액을 모두 합친 차입금은 8355억 RMB(위안화)로, 이 또한 중국 사회융자총액의 0.29%"라고 밝혔다.

송 실장은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 사태가 벌어지면 △핑안보험·화룽자산관리 구조조정(경영진 처벌-실질적 채권자 손실 보전-정부 직접 관리 후 디레버리징) △하이난그룹 구조조정(경영진 처벌-만기 연장·채권자 일부 손실-핵심 사업 지속) △리먼 브라더스 사태 방식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송 실장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일축했다. 미국 정부와 달리 중국 정부는 정치적 비난에서 자유로운 데다 초법적 권한을 가지고 있어, 헝다 그룹 파산 위기와 관련해 정부 개입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정부의 광범위한 재량권은 중국 경제 시스템의 효율성 측면에서 부정적 요소이지만, 위기 상황을 관리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시장 개입이 지난 2008년 리먼 사태 당시 미국 정부가 각종 규제와 비난에 막혀 리먼의 파산을 막지 못했던 것과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헝다 그룹을 둘러싼 개발 프로젝트와 계약 등이 복수라 하더라도, 리먼 사태 때 복잡하게 얽혀 있던 수많은 금융사 간 파생상품 계약보다는 그 정도가 덜하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송 실장은 "부동산 시장과 건설 부문으로의 부정적 파급효과는 어는 정도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리먼 사태 당시의 상황만큼 복잡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헝다그룹 부도는 직접적인 충격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한다"며 "가장 중요한 모니터링 요인은 구조조정 속도와 중국 정책당국의 파급효과 통제 능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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