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한 양자컴퓨터는 미래의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슈퍼컴퓨터로 1만년 걸리는 연산을 단 200초 만에 풀 수 있기 때문이다. 월등하게 높은 연산 능력은 인류가 직면한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같은 새로운 감염병에 대응할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앞당긴다.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기존에 없던 신소재를 개발할 수 있다. 이에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뿐만 아니라 구글과 IBM 같은 세계적인 IT 기업들도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구글 마운틴뷰 본사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구글러(구글 직원을 이르는 말) 유재헌 퀀텀(양자) AI 엔지니어도 인류가 그동안 풀지 못한 난제를 풀 수 있다는 점에서 양자컴퓨터에 매료됐다. 구글코리아에 AI 엔지니어로 입사했지만, 양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 ‘양자에 미친 남자’로 불렸다. 그는 양자 기술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인정받아 구글 본사에 합류했다. 한국에서 자라고 교육받은 구글러가 본사로 스카우트 되는 건 이례적이다. 그는 전 세계 양자 기술 개발 최전선에서 양자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유 엔지니어는 26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양자컴퓨터로 새로운 문제, 더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사실에 매료됐다”며 “양자컴퓨터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기술의 진보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할 수 있는 ‘꿈의 컴퓨터’”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자컴퓨터는 물리, 화학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며 “이제 막 뜨기 시작한 분야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관심과 투자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글에서 퀀텀 AI 엔지니어가 하는 업무는.
“퀀텀(양자) AI는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새로운 소프트웨어 도구가 필요하다. 이를 만들고, 리서치 과학자들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해 논문을 작성한다. 새로 만든 도구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관련된 제품 출시를 준비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학계, 산업계에선 새로운 영역이라 함께 이론을 만들고, 검증을 위해 실험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토론을 하는 일련의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학창 시절부터 양자컴퓨팅 기술에 관심이 있었나.
“초등학교 2학년 때 어머니와 함께 시립 도서관에 자주 다니며 컴퓨터 프로그램 만화책을 보면서 컴퓨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년 전이다 보니 관련 자료와 지식을 얻기가 힘든 환경이었는데, 아버지께서 독학하면서 가르쳐주셨다. 그 후 IT 꿈나무대회에 나가서 입상하게 돼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 영재 캠프, 스탠퍼드 영재 캠프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졌다. 카이스트 영재 캠프에서 양자컴퓨터의 석학이신 이순칠 교수님 제자의 강의를 들었는데, 양자컴퓨터로 새로운 문제, 더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사실에 매료됐다. 학창시절, 양자컴퓨팅 학회가 한국에서 열려 양자정보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한 IBM의 찰스 베넷 박사님을 직접 뵙고, 언제 양자컴퓨터가 실제로 만들어질지 여쭤보기도 했다. 그때 ‘100년쯤 뒤’라는 얘기를 듣고 일평생 양자컴퓨터를 보기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양자컴퓨터 대신 차세대 컴퓨팅이라도 먼저 공부하자는 마음으로 ‘뉴럴 네트워크(신경 회로망, 인간의 신경 회로를 모방한 컴퓨터 프로그램)’를 연구해왔다. 그 후 전문연구요원을 마치고 양자컴퓨터와 인공지능(AI)을 둘 다 연구하는 구글코리아에 입사하게 됐다.”
-중학교 때 양자컴퓨팅 기술을 보고 매료 됐다는 게 신기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중·고등학교 때 세계 7대 수학 난제 중 하나인 ‘P=NP’ 문제가 풀렸다는 기사를 보게 됐다. 이런 어려운 수학 난제를 다른 각도로 해결할 수 있고, 또 근본적으로 수학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양자컴퓨팅이다. 예를 들면, 금융보안인 ‘RSA 암호’는 암호화하는 과정에서 정수론이라는 수학의 난제를 이용한다. 두 소수, 즉 1과 자기 자신을 약수로 갖는 수를 곱하는 건 굉장히 쉽다. 다만 곱해진 수를 인수분해하는 건 어렵다. 그런 성질을 이용해 만든 것이 3세대 암호학인데, 향후 양자컴퓨팅 영역이 발전을 거듭한다면 바로 이러한 문제를 빠르게 풀 수 있어 암호가 깨진다. 1000대 은행권에서 사용하는 암호화가 양자컴퓨터로는 30분 안에 바로 계산이 끝나고 암호가 풀린다. 이런 내용이 충격적이었다.”
-그럼 미래에 암호화는 어떻게 되나.
“수많은 정수론 관련한 석학들이 4세대 암호를 새로 만들고 있다. ‘양자 내성 암호’라고 얘기하는데, 양자 알고리즘 공격에 내성을 가진 암호라는 뜻이다. 양자컴퓨터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암호를 연구하는 분야가 있다.”
-구글코리아로 입사해 구글 본사로 가게 된 사연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내 기업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근무한 후 구글코리아에 합류했다. 당시 한국 구글러들을 위해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 이야기를 양자컴퓨터와 연결해서 설명하고 다녔다. 이때 붙은 별명이 ‘퀀미남(퀀텀에 미친 남자)’이다. 당시만 해도 양자컴퓨터 연구를 10년 후에나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우연의 연속이었다. 구글에는 ‘20% 프로젝트’라는 게 있다. 이는 월요일부터 금요일 중에 하루, 즉 근무일의 20%를 결과물이 없어도 되는 연구에 시간을 쓸 수 있는 제도다. 별도의 보고를 할 필요가 없고, 문서작업을 할 필요도 없다. 이때 본사에서 하고 있던 ‘퀀텀 뉴럴 네트워크(양자 컴퓨팅의 일환)’를 20% 프로젝트로 해보고 싶어 제안서를 냈다. 다른 팀으로부터 구글 동료들이 이미 같은 분야를 연구하고 있으니 함께 연구해보지 않겠냐는 연락이 왔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연구하게 됐고, 2020년 초 ‘텐서플로 퀀텀(양자컴퓨터용 오픈소스 AI)’을 세상에 처음 선보일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미국 본사에서 일하게 됐다. 구글은 20%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응원해주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국민은 무엇을 체감할 수 있나.
“변화를 예측하긴 어렵다. 양자컴퓨터 연구 영역이 이제 태동기이기 때문이다. 기초 연구, 이론 물리학에서 이제 실험 물리학과 엔지니어링으로 넘어오는 단계다. 상상해보면, 모든 암호 연구 분야가 바뀔 것이고 해킹으로부터 더 안전해질 것이다. 또한 양자컴퓨터로 가상세계가 아닌 현실에서 새로운 물질 상태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이는 화학 분야에 관한 연구를 진보시킬 것이다. 신소재 발견 주기도 더 빨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 이론을 결합하는, 새로운 물리학의 지평을 여는 데에도 양자컴퓨터가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 이 두 물리학이 통합된다면 인류는 한 단계 발전할 것이다. 양자컴퓨터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기술의 진보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할 수 있는 ‘꿈의 컴퓨터’다.
-양자컴퓨터 기술을 보유한 국가(또는 기업)와 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국가 간 격차는 더 벌어지나.
“기술에는 국경이 없다. 텐서플로 퀀텀이라는 것은 퀀텀 머신에서 만들어낸 제품이다. 모든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연구 결과물을 한국에 계신 분들도, 다른 나라에 계신 분들도 가져다 쓸 수 있다. 텐서플로 퀀텀 제품 자체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한 연구 논문의 모든 소스코드를 공개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 간 양자컴퓨팅 기술, 인재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구글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구글은 자유롭다. 양자컴퓨터를 보유하고 있고, AI 기술에 진심이다. AI 기술이 상업화되든 안 되든 상관없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연구를 계속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회사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다보스포럼 2020에서 ‘구글의 미래는 양자와 AI 융합으로 어려운 문제를 푸는 데 있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구글의 ‘퀀텀 AI 캠퍼스’에선 어떤 연구가 진행되나.
“퀀텀 AI팀은 2019년 9월경 네이처 논문을 통해 양자컴퓨터 칩인 ‘시카모어’를 이용해서 특정한 문제를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더 나은 성능을 보이는 것을 증명했다. 그 연구를 한 팀이 외부인들도 직접 칩을 볼 수 있도록 새롭게 구글 퀀텀 AI 캠퍼스를 열었다. 구글은 공개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공개하고, 전체 사회가 이해하고 공감하고 양자컴퓨터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이를 위한 여러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의 양자컴퓨팅 기술 수준은 주요 국가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수준인가.
“이제 막 생긴 분야라서 조금의 차이가 있든 없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금부터 관심과 투자를 하면 바로 함께 할 수 있는 분야다. 한국에 인재가 정말 많다. 한국고등과학원 이재원 교수님, 이순칠 교수님, 이해웅 교수님 등 양자역학 석학이 있고 계속해서 제자를 양성해나가신 분들이 있다. 연구자들을 후원하는 관정 이종환 교육재단, 대덕연구단지, 각 국가기관 연구소와 기업의 이름 모를 연구원 등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연구에 매진하는 이들이 있다.”
-구글러로서 목표는.
“양자컴퓨터는 차차세대 컴퓨팅 기술이다. 기술 발전 속도가 예전에는 지금처럼 빠르지 않았기 때문에 잠시 잊고 있었는데, 우연이 겹쳐 구글에서 연구하게 됐고 잊었던 꿈을 다시 찾게 됐다. 이 순간이 굉장히 행복하다. 험난했던 지난 15년의 과정을 돌이켜보면,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이제 막 자라나고 있는 젊은 연구원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젊은 연구원들이 양자 머신러닝 분야를 계속해도 되는지 질문할 때마다 계속 도전해보라고 얘기한다. 더 확신을 주기 위해 저 또한 더 열심히 연구하고 논문으로 발표하고 있다.”
미국 구글 마운틴뷰 본사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구글러(구글 직원을 이르는 말) 유재헌 퀀텀(양자) AI 엔지니어도 인류가 그동안 풀지 못한 난제를 풀 수 있다는 점에서 양자컴퓨터에 매료됐다. 구글코리아에 AI 엔지니어로 입사했지만, 양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 ‘양자에 미친 남자’로 불렸다. 그는 양자 기술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인정받아 구글 본사에 합류했다. 한국에서 자라고 교육받은 구글러가 본사로 스카우트 되는 건 이례적이다. 그는 전 세계 양자 기술 개발 최전선에서 양자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유 엔지니어는 26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양자컴퓨터로 새로운 문제, 더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사실에 매료됐다”며 “양자컴퓨터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기술의 진보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할 수 있는 ‘꿈의 컴퓨터’”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자컴퓨터는 물리, 화학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며 “이제 막 뜨기 시작한 분야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관심과 투자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퀀텀(양자) AI는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새로운 소프트웨어 도구가 필요하다. 이를 만들고, 리서치 과학자들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해 논문을 작성한다. 새로 만든 도구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관련된 제품 출시를 준비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학계, 산업계에선 새로운 영역이라 함께 이론을 만들고, 검증을 위해 실험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토론을 하는 일련의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학창 시절부터 양자컴퓨팅 기술에 관심이 있었나.
“초등학교 2학년 때 어머니와 함께 시립 도서관에 자주 다니며 컴퓨터 프로그램 만화책을 보면서 컴퓨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년 전이다 보니 관련 자료와 지식을 얻기가 힘든 환경이었는데, 아버지께서 독학하면서 가르쳐주셨다. 그 후 IT 꿈나무대회에 나가서 입상하게 돼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 영재 캠프, 스탠퍼드 영재 캠프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졌다. 카이스트 영재 캠프에서 양자컴퓨터의 석학이신 이순칠 교수님 제자의 강의를 들었는데, 양자컴퓨터로 새로운 문제, 더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사실에 매료됐다. 학창시절, 양자컴퓨팅 학회가 한국에서 열려 양자정보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한 IBM의 찰스 베넷 박사님을 직접 뵙고, 언제 양자컴퓨터가 실제로 만들어질지 여쭤보기도 했다. 그때 ‘100년쯤 뒤’라는 얘기를 듣고 일평생 양자컴퓨터를 보기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양자컴퓨터 대신 차세대 컴퓨팅이라도 먼저 공부하자는 마음으로 ‘뉴럴 네트워크(신경 회로망, 인간의 신경 회로를 모방한 컴퓨터 프로그램)’를 연구해왔다. 그 후 전문연구요원을 마치고 양자컴퓨터와 인공지능(AI)을 둘 다 연구하는 구글코리아에 입사하게 됐다.”
-중학교 때 양자컴퓨팅 기술을 보고 매료 됐다는 게 신기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중·고등학교 때 세계 7대 수학 난제 중 하나인 ‘P=NP’ 문제가 풀렸다는 기사를 보게 됐다. 이런 어려운 수학 난제를 다른 각도로 해결할 수 있고, 또 근본적으로 수학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양자컴퓨팅이다. 예를 들면, 금융보안인 ‘RSA 암호’는 암호화하는 과정에서 정수론이라는 수학의 난제를 이용한다. 두 소수, 즉 1과 자기 자신을 약수로 갖는 수를 곱하는 건 굉장히 쉽다. 다만 곱해진 수를 인수분해하는 건 어렵다. 그런 성질을 이용해 만든 것이 3세대 암호학인데, 향후 양자컴퓨팅 영역이 발전을 거듭한다면 바로 이러한 문제를 빠르게 풀 수 있어 암호가 깨진다. 1000대 은행권에서 사용하는 암호화가 양자컴퓨터로는 30분 안에 바로 계산이 끝나고 암호가 풀린다. 이런 내용이 충격적이었다.”
-그럼 미래에 암호화는 어떻게 되나.
“수많은 정수론 관련한 석학들이 4세대 암호를 새로 만들고 있다. ‘양자 내성 암호’라고 얘기하는데, 양자 알고리즘 공격에 내성을 가진 암호라는 뜻이다. 양자컴퓨터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암호를 연구하는 분야가 있다.”
-구글코리아로 입사해 구글 본사로 가게 된 사연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내 기업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근무한 후 구글코리아에 합류했다. 당시 한국 구글러들을 위해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 이야기를 양자컴퓨터와 연결해서 설명하고 다녔다. 이때 붙은 별명이 ‘퀀미남(퀀텀에 미친 남자)’이다. 당시만 해도 양자컴퓨터 연구를 10년 후에나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우연의 연속이었다. 구글에는 ‘20% 프로젝트’라는 게 있다. 이는 월요일부터 금요일 중에 하루, 즉 근무일의 20%를 결과물이 없어도 되는 연구에 시간을 쓸 수 있는 제도다. 별도의 보고를 할 필요가 없고, 문서작업을 할 필요도 없다. 이때 본사에서 하고 있던 ‘퀀텀 뉴럴 네트워크(양자 컴퓨팅의 일환)’를 20% 프로젝트로 해보고 싶어 제안서를 냈다. 다른 팀으로부터 구글 동료들이 이미 같은 분야를 연구하고 있으니 함께 연구해보지 않겠냐는 연락이 왔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연구하게 됐고, 2020년 초 ‘텐서플로 퀀텀(양자컴퓨터용 오픈소스 AI)’을 세상에 처음 선보일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미국 본사에서 일하게 됐다. 구글은 20%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응원해주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국민은 무엇을 체감할 수 있나.
“변화를 예측하긴 어렵다. 양자컴퓨터 연구 영역이 이제 태동기이기 때문이다. 기초 연구, 이론 물리학에서 이제 실험 물리학과 엔지니어링으로 넘어오는 단계다. 상상해보면, 모든 암호 연구 분야가 바뀔 것이고 해킹으로부터 더 안전해질 것이다. 또한 양자컴퓨터로 가상세계가 아닌 현실에서 새로운 물질 상태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이는 화학 분야에 관한 연구를 진보시킬 것이다. 신소재 발견 주기도 더 빨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 이론을 결합하는, 새로운 물리학의 지평을 여는 데에도 양자컴퓨터가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 이 두 물리학이 통합된다면 인류는 한 단계 발전할 것이다. 양자컴퓨터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기술의 진보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할 수 있는 ‘꿈의 컴퓨터’다.
“기술에는 국경이 없다. 텐서플로 퀀텀이라는 것은 퀀텀 머신에서 만들어낸 제품이다. 모든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연구 결과물을 한국에 계신 분들도, 다른 나라에 계신 분들도 가져다 쓸 수 있다. 텐서플로 퀀텀 제품 자체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한 연구 논문의 모든 소스코드를 공개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 간 양자컴퓨팅 기술, 인재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구글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구글은 자유롭다. 양자컴퓨터를 보유하고 있고, AI 기술에 진심이다. AI 기술이 상업화되든 안 되든 상관없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연구를 계속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회사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다보스포럼 2020에서 ‘구글의 미래는 양자와 AI 융합으로 어려운 문제를 푸는 데 있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구글의 ‘퀀텀 AI 캠퍼스’에선 어떤 연구가 진행되나.
“퀀텀 AI팀은 2019년 9월경 네이처 논문을 통해 양자컴퓨터 칩인 ‘시카모어’를 이용해서 특정한 문제를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더 나은 성능을 보이는 것을 증명했다. 그 연구를 한 팀이 외부인들도 직접 칩을 볼 수 있도록 새롭게 구글 퀀텀 AI 캠퍼스를 열었다. 구글은 공개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공개하고, 전체 사회가 이해하고 공감하고 양자컴퓨터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이를 위한 여러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의 양자컴퓨팅 기술 수준은 주요 국가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수준인가.
“이제 막 생긴 분야라서 조금의 차이가 있든 없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금부터 관심과 투자를 하면 바로 함께 할 수 있는 분야다. 한국에 인재가 정말 많다. 한국고등과학원 이재원 교수님, 이순칠 교수님, 이해웅 교수님 등 양자역학 석학이 있고 계속해서 제자를 양성해나가신 분들이 있다. 연구자들을 후원하는 관정 이종환 교육재단, 대덕연구단지, 각 국가기관 연구소와 기업의 이름 모를 연구원 등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연구에 매진하는 이들이 있다.”
-구글러로서 목표는.
“양자컴퓨터는 차차세대 컴퓨팅 기술이다. 기술 발전 속도가 예전에는 지금처럼 빠르지 않았기 때문에 잠시 잊고 있었는데, 우연이 겹쳐 구글에서 연구하게 됐고 잊었던 꿈을 다시 찾게 됐다. 이 순간이 굉장히 행복하다. 험난했던 지난 15년의 과정을 돌이켜보면,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이제 막 자라나고 있는 젊은 연구원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젊은 연구원들이 양자 머신러닝 분야를 계속해도 되는지 질문할 때마다 계속 도전해보라고 얘기한다. 더 확신을 주기 위해 저 또한 더 열심히 연구하고 논문으로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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