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푸트니크V 승인 심사 중단에 국내 CMO 업체들 수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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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기자
입력 2021-09-2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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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EMA, 임상 데이터 검증 부족 및 생산 설비 문제로 보수적 입장

  • ”주 타깃은 개도국…높은 효능, 유통 용이성 등으로 수출 문제 없을 것”

[사진=스푸트니크 V 트위터]

[데일리동방] 세계보건기구(WHO)가 스푸트니크V의 긴급 사용 승인 심사를 중단했다는 일부 외신 보도에 대해 국내 위탁생산(CMO)업체들의 생산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하는 시각이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스푸트니크V가 이미 70여 개국으로부터 개별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번 사안으로 국내 위탁생산업체들의 수출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스푸트니크 백신은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으로, 정식명칭은 Gam-COVID-Vac(Гам-КОВИД-Вак)이다. 2020년 8월 11일 러시아 연방 보건부에 의해 등록됐다.

국내에서 스푸트니크V를 생산하는 컨소시엄은 크게 한국코러스 컨소시엄과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이 있다. 한국코러스 컨소시엄은 한국코러스를 비롯해 제테마, 바이넥스, 보령바이오파마, 이수앱지스, 종근당바이오, 큐라티스 등의 기업들과 안동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기관으로 구성됐다.

현재 한국코러스는 러시아연방 보건부의 최종 GMP 인증만을 기다리는 상태로, GMP 인증을 획득하면 본 생산이 가능하다. 늦어도 10월에는 백신 완제품을 내보낼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휴온스글로벌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는 휴온스글로벌을 포함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휴메딕스, 보란파마 등이 참여 중이다.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 역시 벨리데이션(시생산)에 돌입했다.
 

[사진=러시아 RDIF 기술진이 충북 제천 휴메딕스 제2공장을 방문해 휴메딕스 관계자들과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외신이 “WHO 북아메리카 지부인 범미주보건기구(PAHO) 자바스 바르보사 부대표가 스푸트니크V 심사를 중단했음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WHO가 승인 절차를 중단한 이유는 스푸트니크V 제조 공장 한 곳이 GMP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보도 내용이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유럽의약품청(EMA)도 스푸트니크V 백신의 승인을 위해서는 더 많은 임상시험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WHO 승인을 받지 못하면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 및 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를 통한 보급이 불가능해진다. 또 EMA 승인을 못 받을 경우 유럽으로의 수출길이 막힌다.

하지만 국내 위탁생산업체들의 수출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스푸트니크V가 이미 70여 개국으로부터 개별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WHO 승인 여부가 국내 CMO 사업에 영향을 미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교보증권 김정현 연구원은 “WHO나 EMA 등에서 아직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은 사실이나, 스푸트니크V 백신의 주요 타깃은 개발도상국”이라고 전하고 “높은 예방 효과와 유통 용이성 등을 고려해 볼 때 수출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푸트니크V는 벨라루스, 파라과이, UAE 등에서 진행된 실제 접종 결과, 높은 예방 효능을 기록했다. 벨라루스에서는 86만명 이상이 접종해 97.2%의 효능을 나타냈으며 파라과이에서는 32만명 이상이 접종해 93.5%, UAE는 8만1000명 이상이 접종해 97.8%의 효능을 기록했다.

또 개별 허가를 받은 70여개국의 인구 합계는 37억명을 상회하며, 중소득 국가의 1회 이상 백신 접종률은 30%, 저소득 국가의 백신 접종률은 2%대로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스푸트니크V 백신의 주요 타깃 국가가 이들 중·저소득 국가인 점을 고려하면 수요는 충분하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유통 용이성도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서는 스푸트니크V처럼 상온 유통이 가능한 바이럴 벡터 백신이 소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휴온스글로벌 관계자는 “스푸트니크V의 긴급 사용 승인 심사 중단이 사실과 다르다는 러시아 타스통신의 보도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으며 어차피 WHO 승인 여부가 수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기에 계획대로 수출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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