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테타 여파 장기화에…국내 진출 은행들 수익성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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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10-0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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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지난 7월 29일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저항의 표시로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미얀마 군부 쿠데타 여파가 올 2월부터 7개월 넘게 장기화되면서 미얀마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미얀마는 금융 산업 발전의 초기 단계로 은행과 소액대출기관(MFI, Microfinance Institution) 성장세가 가파른 곳으로 꼽혔지만, 쿠데타 이후 영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법인(KB Microfinance Myanmar Co., LTD)은 올 상반기 3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1년 전만 해도 3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361억원에서 올 6월 말 기준 230억원으로 줄었다. 

국민은행이 올 1월 미얀마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새로 설립한 KB미얀마은행(KB Bank Myanmar Co.,LTD)도 올 상반기 1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이 미얀마에서 거둔 영업손익도 1년 새 32억원에서 28억원으로 줄었다. 시장에 진입하자마자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KB미얀마은행은 KB국민은행이 미얀마에서 외국계은행 최초로 현지법인 라이선스를 취득하여 설립된 은행으로, 은행 및 외국환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개점 직후 미얀마 군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필수 업무 위주로 제한적으로 영업하고 있다.

국민은행 뿐만 아니라 시중은행 법인의 수익성 지표는 올 들어 전반적으로 수익성 지표가 크게 악화했다. IBK기업은행이 2016년 2월 출범한 IBKC 미얀마 유한회사도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570만원 가량 순이익을 냈으나 올 상반기에는 1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특히 올 1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IBK미얀마은행은 첫 발을 떼자마자 혼란을 겪고 있다. 상반기 영업수익은 5억원이 채 되지 않았고, 순손실은 17억원에 달했다. 

양곤에 마이크로파이낸스 업체인 우리파이낸스미얀마를 설립한 우리은행 역시 지난해 상반기에는 19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올해에는 같은 기간 2억원 가량 순손실을 기록했다. 자산 규모 역시 작년 말 353억원에서 6개월 새 336억원으로 축소했다.

해외 진출의 첫 여정으로 미얀마를 선택한 SH수협은행도 막막한 건 마찬가지다. 수협은행은 2019년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 미얀마소액대출법인(MFI)을 출범시켰고, 유일한 해외 영업망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왔다. 그러나, 구데타로 인해 영업이 막히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얀마는 최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까지 겹친 데다가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현지 경기가 언제쯤 반등할지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세계은행(WB)은 국가비상사태 발발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미얀마 경제 성장률을 마이너스(-) 18%로 발표했다. 세계은행은 "선진국 경제가 회복의 길을 걷고 있지만 동아시아·태평양은 코로나19 델타 변이로 타격을 입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성장률을 낮추고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국내 은행들은 어려운 현지 상황에도 철수를 택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얀마 군 정권이 완전히 철수한 외국계 은행에게는 사업 재허가를 주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7일에도 미얀마에서 전국적 반군부 투쟁 선포 등 이슈가 있어서 영업을 이어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직원 보호를 최우선으로 최소한의 인원만 남겨두고 현지 직원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인건비, 유지비 등 부담이 상당하다"면서 "계속 상황을 주시하며 유동적으로 움직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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