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이 남북 관계에 대해 언급한 것은 지난 7월 27일 통신연락선 복원 이후 석달 여 만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선 적대정책 철회 등 각종 전제조건을 내걸며 미국과 우리 정부에게 숙제를 안겼다.
30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차 시정연설을 통해 “경색돼 있는 현 북남 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고 조선반도에 공고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온 민족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일단 10월 초부터 관계 악화로 단절시켰던 북남 통신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NSC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최근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개최와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 등과 관련한 동향을 면밀히 검토했다. 이들은 10월 초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에 대한 북한의 조치를 평가하고 남북 간 현안들의 협의 해결을 위해 조속히 대화 채널이 복원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통신연락선은 지난달 10일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비판하며 통신연락선을 다시 끊어진 상태다.
또한 상임위원들은 남북 대화와 종전선언 추진, 북·미 대화 재개 등을 위한 한미·한중 북핵 수석대표 간 최근 협의 결과를 보고받고 조속한 대화 재개를 위한 유관국 간 협의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군사적 긴장이 조성되지 않는 가운데 한반도 정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통신연락선 복원에 대해 긍정적인 의사를 밝힌 반면, 종전선언에 대해선 “불신과 대결의 불씨가 되고 있는 요인들을 그대로 두고선 종전을 선언한다고 해도 적대 행위들이 계속될 것”이라며 “그로 인해 예상치 않았던 여러 충돌이 재발할 수 있으며, 온 겨레와 국제사회에 우려심만 안겨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종전선언에 앞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계속 밝히고 있는 불변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에 대해서도 “새 미 행정부의 출현 이후 8개월간의 행적이 명백히 보여준 바와 같이 우리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 정책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오히려 그 표현 형태와 수법은 더 교활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김여정 부부장 담화와 북한 미사일 발사,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을 종합적이고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논의할 예정인 것과 관련해선 “안보리 이사국들 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면서 “관련해서 우리 정부는 미국 등 주요 안보리 이사국들과 긴밀히 소통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순항미사일은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되지 않고 탄도 미사일은 위반사항이지 않느냐”며 “안보리 논의가 예정돼 있는 만큼 논의 동향을 지켜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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